흑해곡물협정 중단 후폭풍 “당장은 괜찮지만 앞으로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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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 선언이 당장은 세계 식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중기적으로는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FP 통신은 17일(현지 시각) "흑해곡물협정 붕괴로 인한 즉각적인 타격은 거의 없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시장에 긴장을 주고 식품 가격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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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 선언이 당장은 세계 식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중기적으로는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FP 통신은 17일(현지 시각) “흑해곡물협정 붕괴로 인한 즉각적인 타격은 거의 없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시장에 긴장을 주고 식품 가격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것으로, 우크라이나는 이 협정을 통해 약 1년간 3200만 톤(t) 이상의 곡물을 수출해왔다. 그러나 이 협정을 두고 러시아는 자국 농산물·비료 수출 보장 약속이 이행되고 있지 않다며 연장 불가 가능성을 거론하다 결국 탈퇴를 선언했고, 이날 자정을 기해 협정이 만료됐다.
AFP 통신은 이번 러시아의 협정 중단 선언의 충격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농산물 수출 경로인 흑해 해상로가 막혔을 때보다는 작다고 진단했다. 당시 세계 1위 해바라기씨유 수출국이자 세계 4위 밀·옥수수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히자 그해 5월 역대 최대 가격 상승을 기록하는 등 세계 식품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하지만 흑해곡물협정 체결로 지난해 8월부터 우크라이나 곡물의 해상 수출길이 열리면서 농산물 공급과 가격은 안정을 되찾았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수확량이 감소한 상태에서도 식품 가격 안정은 이어졌다.
시기적으로 현재 북반구가 수확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도 협정 만료의 즉각적인 충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줬다. 농산물시장 분석업체 아그리텔의 분석가 고티에 르 몰가는 “지금은 시장이 차분한 시기여서 협정 중단 소식에 반응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가 지속해서 연장 거부 위협을 해온 만큼 협정 만료는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 측 검사관 수 부족으로 흑해 수출 선박의 검사 속도가 느려진 것도 협정 중단의 징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흑해곡물협정이 개시되기 전부터 동유럽 등 육로와 강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연대 회랑’(Solidarity Lanes)을 이용해왔다. 농업 싱크탱크인 팜 파운데이션은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의 절반가량이 이 연대 회랑을 거치는 것으로 추산했다.
EU는 우크라이나와 철도 연결을 강화해 육상 수출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밀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상품 중개업체 앵테르 쿠르타주의 다미앵 베르캄브르는 “수출할 수 있는 밀의 대부분은 1250만t의 재고를 쌓아둔 러시아에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싼 밀”이라고 말했다. 즉 우크라이나 밀 수출량 부족 문제를 러시아 밀로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의존도가 커지는 것은 여러 국가에 달가운 상황이 아닐 수 있다.
유럽의 수확량으로 세계 농산물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도 있지만, 기상 이변이 수확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팜 파운데이션의 올리아 타이입 셰리프는 “흑해 회랑을 폐쇄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고 식품 안보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이집트 등 일부 수입국은 가격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 원조를 받는 국가들도 위기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밀로 ▲아프가니스탄 ▲예멘 ▲아프리카 국가들에 식량을 조달하는 데 차질을 겪을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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