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전 어디에 몇기 지을까…11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착수

김형욱 2023. 7.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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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5년에 걸친 전력수급 법정 계획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지난 10일 열린 제29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신규 원전 건설 추진을 공식화했고, 이날 공개한 제11차 전기본 추진방향을 통해 이 계획을 재확인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탈원전 정책 폐기, 원전산업 생태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으나 올 1월 확정한 10차 전기본에선 신규 원전 계획은 포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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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 전력수요 증가 발 맞춰,
신규 원전 도입 추진방향 확정
7월말부터 전문가위원회 활동
내년 상반기 중 확정안 나올듯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5년에 걸친 전력수급 법정 계획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에 착수했다. 늘어나는 IT산업 전력수요에 맞춰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를 건설한다는 기본 틀을 확정한 가운데 어디에 몇 기 정도의 원전을 짓는 안을 확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한 경북 울진의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왼쪽). 오른쪽 신한울 2호기 역시 상업운전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한수원)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이호현 산업부 전력정책관 주제로 제4차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제11차 전기본 수립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당장 이달 말부터 총괄분과위원회를 비롯한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초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와 공청회, 국회 보고를 거쳐 이 법정 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확정된다.

최대 관심사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다. 산업부는 지난 10일 열린 제29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신규 원전 건설 추진을 공식화했고, 이날 공개한 제11차 전기본 추진방향을 통해 이 계획을 재확인했다.

정부와 업계는 경기도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비롯한 첨단산업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기차 확대 등 요인에 따라 2030년 이후 전력수요가 앞선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석탄·가스발전소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발전 확대와 함께 신규 원전 도입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탈원전 정책 폐기, 원전산업 생태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으나 올 1월 확정한 10차 전기본에선 신규 원전 계획은 포함하지 않았다. 당시엔 앞선 문재인 정부가 멈춰세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기존 원전 25기를 영구정지 없이 계속운전하겠다는 계획만을 담았었다. 정부 출범 직후 서둘러 수립한 계획인 만큼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당장 시급한 과제만 담은 모양새였다.

이번 11차 전기본에는 정부가 10차 때 담지 않았던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전기본은 2년에 한 번씩 수립하는 법정 계획인 만큼, 11차 전기본은 윤석열 정부가 계획을 수립하고 직접 초기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가 다음 12차 전기본(2026~2040년)도 수립하지만, 수립 직후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계획의 이행은 차기 정부의 몫이 된다.

업계는 천지 1~2호기(경북 영덕)나 대진 1~2호기(강원 삼척) 건설 계획의 부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가동·건설 중인 30기의 원전에 2~4기의 원전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문재인 정부 때 백지화되기는 했으나 이전에 부지 매립 절차까지 밟은 이력이 있는 만큼 아예 새로운 곳의 건설 계획 수립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전력 수요가 몰린 주요 산업단지 내 소형모듈원전(SMR) 설치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MR은 기존 원전의 규모를 줄이면서 안전성을 높이는 개념의 차세대 원전이다.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이지만, 정부는 2028년 상용기술 개발을 목표로 올해부터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 중이다. 현실화까지는 주민 수용성 등의 어려움이 있지만 성사 땐 송·배전망 구축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시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에선 장기 전력수요를 과학적으로 정밀히 전망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이고 탄소중립 목표를 조화한 전원 믹스(mix)를 만들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와 수소 보급과 함께 신규 원전을 도입해 비용 효율적 전력 공급능력 확충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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