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무주 방문의 해 추진, 무주 관광이 뜬다 [지자체장 24시]
황인홍 무주군수는 군민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은 것부터 챙기고 군민 한 명 한 명을 보듬는다. 민정이 따로 없다. 열심히 농사짓고도 자연재해나 시장 공급 과잉 등의 이유로 형편이 어려운 농민들을 위해 군에서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게 야간 자율 학습 때 저녁 식사 제공에 택시로 귀가를 돕거나 일 더하는 교사를 위한 수당 지원도 군이 부담하는 식이다. 시내에 장 보러 다녀와 무거운 보따리 들고 택시비가 아깝다고 집까지 먼 길을 걸어가는 어르신들을 보며 100원만 내면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100원 택시 제도를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무소속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민선 7기에 이어 지난해 8기까지 무주 군민들이 황 군수에게 힘을 실어준 이유는 군민을 위하는 황 군수의 진심 때문이었다.
재선에 성공하셨습니다. 군정을 대하는 마음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지난 연말 군 예산 5000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인구 2만3000명 남짓에 면적의 80% 이상이 산림이라 무엇 하나 여유로운 조건은 아니지만 가진 자산으로 살기 좋은 무주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죠. 박차를 가하는 산업은 관광입니다. 이 청정 자연 위에 공장 하나를 유치해 경제를 살리는 것보다 도시 사람들도 같이 좋은 것을 누리자는 거죠. 구천동 33경을 품은 덕유산과 무주덕유산리조트, 여인이 붉은 치마를 두른 듯하다는 100대 명산 적상산과 태권도원, 반디랜드 등 관광 기반 시설은 우리 무주의 자랑거리입니다.”
성장 가능한 관광 인프라는 충분한가요.
“한국에 하루 5000명이 단체로 묵을 수 있는 숙소가 있는 곳은 무주가 유일합니다. 또한 매년 가을 열리는 반딧불이 축제는 지난해 19만3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 2023년 전북 대표 축제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11회를 맞은 무주 산골 영화제는 영화제 지원 사업 최우수 영화제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2021년 지역 관광 발전지수 1등급을 획득해 전국 10대 지역 관광 매력 도시에 포함되는 등 무주 관광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넷째로 높은 덕유산 덕분에 무주는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덥지 않습니다. 반딧불이가 청정 지역에만 사는 것은 다들 알 겁니다. 청정 자연은 무주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현재 무주 관광객 규모가 780만 명 정도인데 2024년 무주 방문의 해를 추진하면서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젊은 관광객 유입이 늘어난다고 들었습니다. 배경은 무엇인가요.
“무주 산골 영화제는 20대가 주로 찾습니다. 올여름부터 ‘무주쿨썸머페스티벌’도 여는데 시원한 무주 덕유산리조트 점핑파크장에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전자댄스음악축제(EDM)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캠핑을 좋아하는 이들은 대규모 캠핑 명소인 덕유대야영장을 좋아하고 겨울 스키를 즐기러 무주덕유산리조트를 방문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사시사철 즐길거리가 다양하죠.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무주는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향로산자연휴양림이 대표적입니다.”
방문의 해를 준비 중이라면 인프라 정비도 필요할 텐데요.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조실록’과 조선 왕들의 족보인 ‘선원록’을 보관하던 5대 사고 중 하나인 적상산 사고, 대규모 한지에 뽕나무 숯가루와 왕소금, 마른 쑥을 넣고 돌돌 말아 낙화봉을 만들어 물 위로 떨어지는 불꽃을 만드는 우리 전통 낙화놀이가 펼쳐지는 남대천 일대 재정비가 진행 중입니다. 2025년까지 경관 조성 사업을 벌여 미디어 파사드와 야간 조명을 설치하고 2021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호남 3대 누각 중 하나라는 한풍루 주변 야간 경관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무주 관광 콘텐츠도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무주 반딧불이 축제는 들어보셨죠. 그런데 생태적 특성 때문에 연중 반딧불이 군무를 감상하는데 제약이 있어 반딧불이 미디어 아트 영상관을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무주에 태권도원이 들어선 뒤로 무주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이미지 중 태권도도 추가됐습니다. 이를 더 보강하려고 12m 높이의 태권도 3품새를 하고 있는 태권브이 로봇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태권브이 콘텐츠 체험관도 만들 예정인데 2025년이면 시설이 모두 모습을 보일 것 같습니다. 무주에 오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생기는 거죠. 이 밖에 총사업비 196억원을 투입하는 생태체험교육관과 레포츠 체험을 할 수 있는 무주생태모험공원, 돌담이 문화재로 지정된 설천면 지전마을, 적상 치목삼베마을 등과 연계한 시골 마을 작은 축제 등의 관광 프로그램까지 내년 무주 방문의 해를 앞두고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 중입니다.”
지역마다 인구 소멸이 당면한 과제인데 무주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무주는 젊은 인구 유입이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교육 때문이죠. 학생에게 기회를 주면 그들이나 부모도 떠날 이유가 없죠. 뭐든 한 가지 분야에서 1등한 기록이 있으면 장학재단에서 학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주고 공부할 환경을 만들어 주니 서울의 명문대 진학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좋은 교육 환경 덕분에 되레 무주로 오려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죠. 군 장학재단 사업으로 학생들에게 해외 경험을 쌓도록 해주기도 하는데 올해 일본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어릴 때 더 많은 경험 더 큰 세상을 보게 해주고 싶어서죠. 학생들로 구성된 무주 태권도 시범단도 지난해 브라질에서 무대를 마련했는데 다녀오더니 자신감이 달라지더군요. 앞으로 태권도 고등학교도 설립할 계획인데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무주의 미래를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군민 소득이나 지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텐데요.
“지대가 높은 무주는 고랭지 과수 재배가 잘됩니다. 여름 딸기가 나는 곳은 전국에 무주밖에 없어 수확만 잘하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작물이다. 일교차가 크니 복숭아 당도가 높아 연매출 4억원대 부농이 탄생하는 곳이 또 무주입니다. 청년을 위한 스마트 팜 사업이나 문화 마을 지원까지 귀농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해요. 청년기금 30억원을 조성해 신혼부부에게 집 살 때 1억원씩 대출해 주고 5년 동안 이자는 군이 대신 내줍니다. 그 사이 돈을 모아 원금을 갚으면 무주군에서 아파트 한 채를 갖게 되는 거예요. 노력만 하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무주입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주군에 정착한 귀농·귀촌인은 모두 3678가구 5106명이나 된다. 황 군수는 지금도 군내 소상공인을 찾아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고 정부 부처 사람들을 만나 무주군 영업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자리가 갖는 권력이 아닌 책임과 역할에 그 누구보다 충실한 황 군수의 열정이 무주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있다.
이선정 기자 sjlgh@hankyung.com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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