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인공지능·초국적 사회 … 공기업이 열어젖힌다
에너지 효율개선 기업 돕고
AI 활용해 품종 개량 추진
저개발국에 K농업 전수도
국내 주요 공공기관이 시계 제로의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경영'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탈탄소·인공지능(AI)·초국적 사회 등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자연·사회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자세를 체화하고 이에 걸맞은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시대 대응의 첨병 역할을 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대표적이다. 천연가스(LNG)는 연소 시 공해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청정연료로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배출량이 여타 화석연료보다 현저히 낮아 에너지 전환 시대의 브리지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노후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소로 대체하겠다는 정부 정책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가스공사는 2024년까지 대구 성서 열병합발전설비 사용 연료를 당초 중유에서 청정 연료인 LNG로 교체하기 위한 배관 건설과 대구 중리관리소 개선·증축 계획을 마련 중이다. 교체 완료 시 미세먼지 등 연간 대기오염물질 67%, 질소산화물 91%, 미세먼지 95%가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연료 보급에 발맞춰 안전성 강화도 가스공사가 힘쓰는 부분이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설비를 최신 설비로 교체하고, 원자력발전소에 버금가는 내진 성능을 확보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현재도 중앙통제소의 최첨단 통합 원격감시 제어 시스템을 통해 전국 공급 배관망의 유량, 압력 및 위험 경보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또 1일 2회 유인 순찰을 통해 전국 배관망을 관리하고 있으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안전밸브 및 긴급차단 장치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높은 전기요금에 따른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객을 대상으로 고효율 제품 구매비용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전은 그동안 전기요금 복지 할인 고객이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시 비용의 10%를, 사회복지시설이 고효율 냉난방 설비 설치 시 구매 비용의 50%를 지원해왔다. 올해는 여기에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대적으로 구매 여력이 부족한 6개 가구 유형에 대해 지원 비율을 20%로 상향했다. 또 기업의 에너지 효율 개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ESCO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ESCO 사업은 효율 개선에 필요한 투자비를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인 ESCO가 우선 부담하고 기업은 효율 향상을 통해 발생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를 장기간에 걸쳐 갚는 방식이다. 한전은 켑코이에스와 협업해 사업 규모를 지난해 12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확대했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뿌리기업은 누구나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AI를 이용한 농작물 품종 개량을 위해 힘쓰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원예작물 디지털 육종 기술 개발에 필요한 표현체 연구를 위해 전북 완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원예작물 표현체 연구 온실'을 지었다. 새 연구 온실은 1216㎡ 규모로 △빛의 양과 온습도 등 다양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인공환경 조절실(3실) △환경 조절 온실(6실) △다분광·초분광·열영상·엽록소 형광 영상 촬영실(3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표현체 기술은 작물의 드러나는 특성(표현형)과 유전형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기술로, 농작물의 생육상태와 스트레스를 쉽게 평가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육종이 가능하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은 전략적 브랜드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K농업'을 전 세계로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 등 우리 농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 저개발국의 농가 소득 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7일엔 2023년도 국제농업협력 성과점검 계획 공유를 위한 설명회를 열어 올해 성과 점검 계획과 사업단별 컨설팅 방안을 공유했고, 저개발국에 농업 기술을 전수하면서 국내 농기자재 기업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지난 10일 서울에서 아프리카 8개국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K-라이스벨트 농업장관 회의'를 열어 아프리카 8개국(가나·감비아·기니·기니비사우·세네갈·우간다·카메룬·케냐)의 벼 생산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ODA 프로젝트인 'K-라이스벨트'의 계획과 기대효과 등을 브리핑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신규 CI 디자인을 공개했다. 신규 CI 디자인은 영문 이니셜인 KOBC 알파벳 글자를 뫼비우스 띠를 모티브로 배치해 무한한 가능성과 역동성, 해운항만 물류기업과의 협력과 공존을 표현했다. 또 '해운산업 위기 대응 펀드'를 출범해 해운산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친환경 규제와 각국의 도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최대 1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경영 안전판을 마련하고 국적 중소·중견선사의 환경·책임·투명경영(ESG) 역량 강화도 지원한다.
성남시청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성남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 추진단'을 출범하고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1973년 인구 19만여 명의 중소형 도시로 시작한 성남이 반백년 만에 인구 100만명을 코앞에 둔 대도시로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변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다. 시는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성남 페스티벌 개최 △세계 태권도 한마당 △50년 발전사를 보여주는 특별 기획 전시 등 새로운 50년 도약을 위한 28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특별취재팀=송광섭 기자 / 류영욱 기자 / 이진한 기자 / 홍혜진 기자 / 이희조 기자 / 박동환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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