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여 키운 수박, 폭우에 '멍텅구리 수박' 됐다" 농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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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 애써 키운 수박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머리가 아파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18일 오전 충남 부여군 부여읍 중정리 인근 수박·멜론 재배단지 앞에서 만난 A씨(54)는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다.
A씨는 "계속된 비로 수박이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시설하우스 내 높은 습도를 그대로 흡수해 '멍텅구리 수박(피수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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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하우스 741곳 466ha 침수 "비 더 온다니 걱정"
(부여=뉴스1) 김낙희 기자 = “여름내 애써 키운 수박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머리가 아파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18일 오전 충남 부여군 부여읍 중정리 인근 수박·멜론 재배단지 앞에서 만난 A씨(54)는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다.
이미 닷새간 쏟아부은 비는 잘 갖춰진 배수 시설로 시설하우스 내 유입을 막았지만 급격한 습도 상승 등 환경 변화로 번진 이상 생육은 피하지 못해서다.
A씨는 “계속된 비로 수박이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시설하우스 내 높은 습도를 그대로 흡수해 ‘멍텅구리 수박(피수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매업자들은 수박 표면을 두드려보면 정상인지 멍텅구리 수박인지 금방 판별한다”면서 “동당 5분의 3 이상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4월에 수박 모종을 심어 6월 초 출하한 농가는 이번 피해를 벗어났으나 5월에 수박 모종을 심은 일부 농가에서 이상 생육이 발생하고 있다.
금강 변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부여읍 군수리·왕포리·중정리·현북리 등 농산물 재배단지에선 지난해 9월 수확기를 앞두고 고온 현상으로 멜론이 타죽어 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양수장과 수로 시설이 잘 갖춰진 재배단지와는 달리 애써 키운 농작물이 그대로 물에 잠긴 곳도 있다.
이날 오후 찾은 부여읍 자왕리는 더 큰 피해를 봐 주민들이 시름에 빠진 상태였다.
자왕리 한 주민은 “머리가 아파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다른 피해 주민도 나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손을 휘저었다.
자왕리 이장 B씨는 “100여 농가가 수박 등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 침수 피해를 봤다”면서 “피해 집계는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여군에 따르면 현재 시설하우스 741곳 466ha가 침수 피해를 봤으며, 피해 접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번 집중호우로 마을 일부가 물에 잠긴 금강 세도면 청포1리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임승준씨(52)는 “지난 16일 오전 6시께 금강 물이 급격히 불면서 집이 잠기기 시작했다. 세간살이를 챙길 새도 없이 아내와 노모를 깨워 몸만 간신히 피했다”면서 “오후 들어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고 내일까지 비가 계속 내린다니 집이 다시 물에 잠길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knluck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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