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바로 옆에서 새 충전기 공개한 테슬라…충전기 사업 확대하나

치체스터(영국)=이강준 기자 2023. 7.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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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영국 최대 자동차 행사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결제 시스템을 갖춘 자사 충전기를 최초로 공개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행보를 테슬라가 곧 유럽 내 주요 전기차 시장인 영국에서도 '충전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본다.

이번 행사에선 공교롭게도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꾸린 현대차 옆에 테슬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두 브랜드의 전기차를 직접 비교해보는 관람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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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마련된 테슬라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가 영국 최대 자동차 행사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결제 시스템을 갖춘 자사 충전기를 최초로 공개했다. 테슬라는 이미 유럽에서 CCS(콤보) 방식의 전기차·충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영국 치체스터에서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모델3·Y 등 주요 모델을 전시했다.

테슬라 수퍼차저 V4/사진제공=테슬라오너UK 트위터 캡처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던 또 다른 전시품은 자사 초급속 충전기인 수퍼차저 V4였다. 600㎾급 충전을 지원하고 최대 1000V까지 전압을 높일 수 있다. 또 테슬라에 가입이 되어있지 않은 사용자도 쓸 수 있게 작은 스크린 화면과 카드 결제칸이 마련됐다. 이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테슬라 차량을 갖고 있지 않아도 앱만 있으면 수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이같은 행보를 테슬라가 곧 유럽 내 주요 전기차 시장인 영국에서도 '충전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본다. 마케팅 비용을 늘 최소한으로 쓰는 테슬라는 최근 굿우드 페스티벌을 비롯해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쇼에도 참가 의사를 밝혔다. 국내에선 지난 4월에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도 테슬라코리아가 부스를 마련하며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마련된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아이오닉5N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이번 행사에선 공교롭게도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꾸린 현대차 옆에 테슬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두 브랜드의 전기차를 직접 비교해보는 관람객이 많았다. 현대차가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직접 타보며 한 관람객은 '테슬라 수퍼차저에 충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현장 직원에게 건네기도 했다.

북미 시장에선 테슬라의 NACS 충전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GM(제너럴모터스), 포드 등이 NACS를 채택한다고 발표한데 이어 아예 몇몇 주 정부에선 테슬라 방식을 무조건 따르도록 하고 있다.

켄터키는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모든 전기차 관련 사업자가 NACS 플러그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만간 텍사스 주와 워싱턴 주도 NACS 의무 도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NACS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충전속도'를 현재 대부분 테슬라 수퍼차저에서는 전압(V) 차이로 구현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 등은 최대 800V까지 충전을 지원하지만, 수퍼차저는 500V만 지원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이오닉6 롱레인지를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시간은 18분에서 73분으로 4배가 된다. EV6 스탠더드는 18분에서 63분으로 늘어난다. 900V 고전압 충전을 지원하는 루시드 에어도 충전 속도가 크게 저하됐다.

아이오닉 5 N을 공개한 지난 13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NACS 채택 여부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지만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테슬라와 같이 갔을 때 고객에게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충전효율이 효과적으로 나오는지 검증해야 하고, 테슬라도 우리를 도와줘야 할 것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치체스터(영국)=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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