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K리그2라 몰랐다? KFA의 이해 불가 변명…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김환 기자 2023. 7. 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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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힘든 변명은 모두를 분노하게 했고, 미숙한 행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입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8일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서 이상민 선수(성남FC)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상민을 대신해 선수를 발탁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시안게임 규정에 의하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만 명단 교체 혹은 대체 발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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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이해하기 힘든 변명은 모두를 분노하게 했고, 미숙한 행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입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8일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서 이상민 선수(성남FC)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초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수 없던 선수였다. 이상민은 지난 2020년 5월 음주운전이 적발돼 그해 8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냈다. 협회의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에 따르면 음주운전 등과 관련된 행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그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이상민은 황선홍호가 출범한 이후 2021년부터 U-23 대표팀에 발탁됐고, 태극마크를 달고 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당시에도 이상민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이 발표된 이후 이상민이 포함되자, 과거 이상민의 음주운전 및 은폐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팬들의 여론은 좋지 않았고,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 것은 물론 언론들도 이상민의 발탁을 두고 황선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 사이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명단 제출은 마감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상민을 대신해 선수를 발탁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시안게임 규정에 의하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만 명단 교체 혹은 대체 발탁이 가능하다. 최악의 경우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1명으로 뛸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 K리그2라 몰랐다? 이해하기 힘든 KFA의 변명


그동안 이상민이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시안게임 최종명단까지 포함된 점을 두고 대한축구협회는 자신들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 사과, 혹은 변명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은 오히려 여론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선수의 경우 2020년부터 지금까지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고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됐는데,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의 말처럼 K리그1이나 A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에 비해 K리그2에서 뛰는 선수들이 관심과 주목을 덜 받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상민은 지난 2년 동안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다. 그동안 몇 차례 규정을 검토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대한축구협회다.


대한축구협회의 말은 자신들이 이상민의 아시안게임 최종명단 발탁을 두고 여론이 좋지 않자 이제서야 규정을 확인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상민이 2020년부터 K리그2에서 뛰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 왜 피해는 선수들이 입어야 하나


대한축구협회의 미숙한 행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받게 됐다. 우선 앞서 말한 것처럼 아시안게임 규정에 의해 이상민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경우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총 21명이 된다.


그 중 필드 플레이어는 18명, 이상민의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은 박진섭(전북 현대), 이재익(서울 이랜드), 이한범(FC서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정도다. 해당 포지션에 로테이션 자원이 한 명 줄어들었으니, 더 많은 경기를 치를수록 남은 선수들이 더 많은 체력적 부담을 안고 뛸 수밖에 없게 됐다.


이보다 앞서 이번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최종명단이 발표된 이후 거론됐던 이태석(FC서울), 천성훈(인천 유나이티드), 고재현(대구FC), 김봉수(제주 유나이티드) 등은 사실상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는 선수였던 이상민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선수들이었다. 결과론적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 선수들은 대한축구협회가 발탁 관련 규정을 더 빨리 검토하고 판단을 내렸다면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셈이다.


# 출발하기도 전 흔들리는 황선홍호


황선홍 감독은 이번 일을 두고 “감독, 코칭 스태프들도 선발하는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아시안게임을 두 달 정도 앞둔 황선홍호는 흔들리며 출발하게 됐다. 외풍이 분 것도, 파도가 친 것도 아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열린 중국과의 친선전을 두고 생긴 비판의 얼룩을 채 지우지도 못한 상황에서 출항하기도 전에 ‘내부의 잘못’으로 인해 다시 흔들리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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