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덜 마시고 올리브 오일도 아끼는 유럽… GDP 美 절반”

정미하 기자 2023. 7. 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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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은 푸아그라와 적포도주를 덜 마신다. 스페인 사람들은 올리브 오일을 아끼고 있다. 핀란드인들은 에너지가 덜 비싼 바람 부는 날에 사우나를 사용한다."

한때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했던 유럽 경제가 침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 시각) '유럽이 가난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5년 동안 유로존 경제 규모가 미국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지적했다.

WSJ는 유럽 정부의 대응이 경제 침체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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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은 푸아그라와 적포도주를 덜 마신다. 스페인 사람들은 올리브 오일을 아끼고 있다. 핀란드인들은 에너지가 덜 비싼 바람 부는 날에 사우나를 사용한다.”

한때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했던 유럽 경제가 침체하고 있다. 과거 소득보다 자유 시간과 직업 안정을 더 선호하는 유럽의 문화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럽의 문화는 생산성 저하라는 결과물을 낳으며 악화를 거듭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오른쪽)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 AP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 시각) ‘유럽이 가난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5년 동안 유로존 경제 규모가 미국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기준 15조700억 달러로 미국(26조8600억달러)의 절반 규모라고 전했다. 2008년만 해도 유로존과 미국 GDP가 각각 14조2200억 달러, 14조7700억 달러로 비슷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경제 규모가 지난 15년간 82% 성장할 때 유럽은 6% 증가하면서 두 지역의 경제 규모 격차가 벌어졌다.

WSJ는 유럽 정부의 대응이 경제 침체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유럽 각국은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고용주에게 보조금을 지급했다. 미국 정부가 국민에게 정부 보조금을 직접 지급한 것과 반대였다. WSJ는 “인플레이션이 닥쳤을 때 유럽의 소비자는 현금이 없었다”며 “유럽 정부가 문제를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가 증명한다. 2019년 말 이후 유로존 20개국의 개인 소비는 약 1%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강력한 노동 시장, 소득 증가를 기반으로 개인 소비가 오히려 9% 증가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전 세계 소비 지출의 4분의 1씩을 차지했다. 하지만 EU와 미국이 전 세계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8%와 28%로 격차가 벌어졌다.

무엇보다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 2019년 이후 독일 내 임금은 약 3% 감소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임금도 같은 기간 각각 3.5%, 6% 떨어졌다. 미국의 실질 임금이 같은 기간 약 6% 증가한 것과 반대다. 임금이 인플레이션과 구매력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EU의 임금 하락은 경기 침체와 직결된다.

유럽의 경기 침체는 중산층까지 괴롭히고 있다. WSJ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인 브뤼셀에서 교사와 간호사들이 반값 식료품을 찾아 나선 상황이다. 이 지역에선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모아 앱에서 판매하고 있다. 덴마크에서 식당과 슈퍼마켓이 남긴 음식을 판매하는 회사인 ‘투굿투고’는 유럽 전역에서 760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한다. 해당 서비스 이용자는 2020년 말보다 약 3배 늘었다.

독일 전역의 육류와 우유 소비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독일은 지난해 1인당 52kg의 고기를 소비했다. 전년보다 약 8% 감소한 수치로, 1989년 관련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한때 호황을 누렸던 유기농 식품 시장은 나락으로 꼬꾸라졌다.

경제학자들은 유럽 정부가 국방비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35년 미국과 유럽의 1인당 생산 격차는 오늘날 일본과 에콰도르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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