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야외도서관, 올 상반기에만 50만명 다녀가…미납도서는 37권뿐
하루 평균 1만여명 방문
만족도 92.6%, 추천의사 93.8%
‘도심 한복판 행복한 독서공간’ 자리매김
# 직장인 김모씨(31)는 지난달 초 퇴근 후 광화문광장을 지나다 알록달록 빈백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봤다. 재즈음악이 흐르고 광화문 뒤로 붉은 노을이 펼쳐졌으며 책이 꽂혀있는 선반들은 잔디밭을 둘러싸고 하나의 조명처럼 빛났다. 김씨도 자리를 잡고 여유롭게 책을 읽었다. 그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야외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며 “신선한 밤공기를 마시며 데이트하는 북크닉 커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 경기 분당에 사는 김모씨(44)는 올해 4살 딸을 데리고 서울광장을 두어번 찾았다. 아이를 데리고 가도 좋더라는 지인의 추천 덕분이었다. 김씨는 “야외에서 책을 읽는 경험도 이색적이지만 매트·의자·캠핑테이블·양산 등 피크닉용품을 무료 대여할 수 있어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며 “그네·그물타기·에어바운스 등 아이들 놀거리가 가득해서 1~2시간은 금방 가더라”라고 말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야외도서관’에 총 50만여명이 방문했다. 서울야외도서관은 서울광장·광화문광장 등과 같은 야외 공공장소를 대규모 ‘책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야외도서관을 연중 일정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세계 최초 사례로, 시민 1명의 평균 체류시간은 79분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올 상반기 서울야외도서관은 지난 4월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개장해 10주간 ‘책읽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책마당’으로 진행됐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후 운영일자를 늘려달라는 시민들 요구가 많아 올해는 매주 목~일요일, 주 4회 운영됐다. 올 상반기 32차례 열려 총 24만여명, 하루 평균 7300여명이 방문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올해 처음 열린 ‘광화문 책마당’은 74차례 열려 26만여명, 주말 하루 평균 9400여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 책마당은’ 육조마당·놀이마당·해치마당 등 야외공간과 광화문라운지·세종라운지 등 실내공간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폭염특보에 6월 한달간 서울야외도서관 운영시간을 변경했다. 낮(책읽는 서울광장 10~16시)에는 물론 밤(광화문 책마당 16시~21시)에도 독서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방문객은 늘었지만 반납되지 않은 도서는 오히려 줄었다. 서울야외도서관에 비치됐던 장서 1만여권 중 미납도서는 총 37권으로 하루 평균 0.8권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하루 평균 1.8권)과 비교하면 평균 1권이 줄어든 것이다.
시민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16~25일 서울야외도서관을 찾은 시민 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2.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 ‘서울야외도서관 경험 후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향상됐다’ 등의 응답도 각각 93.7%, 91.1%나 됐다.
서울시는 7~8월 서울광장에서 밤 독서를 경험할 수 있는 ‘밤의 여행 도서관’을 운영한다. 당초 혹서기 휴장 예정이었으나 야간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일요일, 16시~21시 운영한다.
‘책읽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책마당’은 오는 9월에 다시 개장한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두 야외도서관과 이 곳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도시의 풍경을 바꿔 놓았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서울야외도서관에서 문화를 즐기고 책을 가까이 하며 ‘독서가 함께하는 행복한 매력 도시 서울’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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