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장 3주째 두문불출... 앵커와 불륜설·간첩설까지 떠돈다
중국의 외교 활동이 한창 활발한 시기에 친강(57) 외교부장이 3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간첩설, 불륜설 등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신뢰를 받는 친 부장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비춘 건 지난 6월 25일 베이징에서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과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난 공개석상에서다. 지난 4일 시진핑 국가 주석이 화상으로 참석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배석하지 않으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친 부장의 부재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기후변화 특사 등 미국 고위급 방문을 포함해 최근 베이징에서 이뤄진 활발한 외교 활동 속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로이터통신은 EU 대변인을 인용해 친 부장이 이달 초 베이징에서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만남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EU측은 보렐 대표의 도착 예정일(5일) 이틀 전에 연기 사실을 중국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 부장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연례 외교장관 회의에도 불참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친 부장이 ‘건강상 이유’로 아세안 관련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며, 상급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례 브리핑의 공식 녹취록에는 관련 질문과 답변이 빠져 있었다.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 녹취록에서 민감한 내용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친 부장 부재에 대한 외교부 공식 입장은 ‘건강 문제’인 셈인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친 부장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통 코로나19 감염 시 통상 1주일 정도면 회복된다.
일부 매체는 친 부장이 간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중국 로켓군 부대의 위치와 미사일 종류, 주요 간부의 인적사항 등이 포함된 보고서가 나왔는데, 민감한 정보가 새어나간 과정에 친 부장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대만 매체 ‘롄허바오’는 17일 친 부장이 간첩 의혹을 받는 홍콩 아나운서와 불륜 사건에 휘말렸으며,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의혹을 담은 보도를 내놨다. 롄허바오는 “트위터와 인터넷에 친 부장과 불륜 상대의 여성이 함께 찍은 사진‧영상이 나돌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친 부장이 중국공산당 사정기관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이어 “친 부장과 불륜을 저지른 상대가 홍콩 펑황TV의 아나운서 푸샤오톈이며, 둘 사이에는 아이까지 있다”면서 “현재 푸샤오톈은 이중간첩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행방이 묘연해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푸샤오톈은 친 부장이 주미대사로 근무하던 2022년 3월 친 부장을 인터뷰한 바 있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도 푸샤오톈과의 불륜설에 힘을 실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오후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도 친 부장의 상황을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일부 취재진이 불륜설을 거론하자 “당신이 말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친강의 부재가 중국 외교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의 외교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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