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 개화 92.7% 급감…이유는?
제주 “결실 특성연구로 기초자료 확보 필요”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의 개화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92.7% 줄었다. 제주도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 암꽃 개화량이 그루당 평균 8.8개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그루당 개화량이 평균 120.2개와 비교하면 92.7% 줄어든 것이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개화량을 지역별로 보면 왕관릉 일대가 지난해 평균 234.8개에서 6.1개로 가장 많이 줄었다. 방애오름일대에서는 지난해 평균 117.0개에서 36.6개로 68.7% 줄었다.
제주도 한라산연구부는 현재까지 한라산 구상나무 결실 주기와 해거리 증상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결실 주기와 구상나무의 열매인 구과의 특성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도 아직까지는 없다. 한라산 구상나무 개체수와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제주도 한라산연구부는 원인 규명을 위해 구상나무의 열매인 구과 특성에 대한 연구에 더욱 속도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한라산 구상나무의 군락지인 영실과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 10곳에서 구과 조사목을 선정하고 매년 암꽃 개화량, 구과결실량, 건전 구과율, 구과 특성, 발아율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구상나무의 결실 주기와 결실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도출되면 구상나무 보전전략 마련을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연구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구상나무의 구과 연구에 돌입해 현재까지는 평균 개화량 등에 대한 자료가 없다”면서 “결실주기와 구과특성을 밝히는 일은 구상나무 어린 묘목의 생산과 한라산 현지에서의 발아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등 개체수와 면적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상나무는 전북 덕유산, 경남 지리산, 가야산, 제주도 한라산에 자생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특히 제주 한라산에 가장 넓게 분포해있다. 하지만 이상기후 현상 등으로 고사하거나 열매를 잘 맺지 못하면서 한라산 내 구상나무숲의 면적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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