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화갈륨으로 반도체 패러다임 전환…시장 선도할 것"
반도체 소자 개발·생산
"해외 고객사 확보…내년 흑자 전환할 것"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 56%…부담스러운 수준"
"우리는 질화갈륨(GaN) 파워 소자를 개발한 국내 유일의 업체입니다. GaN으로 반도체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
심규환 시지트로닉스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회사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8년 설립된 시지트로닉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중 개별소자 분야에 속하는 실리콘(Si) 소재를 이용해 정전기방지(ESD) 소자, 센서 소자, 전력반도체 등 특화반도체 소자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기술성장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시지트로닉스의 주요 제품은 ESD 소자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가량이 ESD에서 나왔다. ESD 소자는 정전기 등 순간적으로 과한 전압이 발생할 때, 반도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시지트로닉스의 ESD 소자는 기존 제품에 비해 고전압 정전기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SD 소자 외에도 시지트로닉스는 리모컨, 자동문 등에 활용되는 센서 소자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시지트로닉스 관계자는 센서 소자를 국산화한 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센서 소자의 활용 범위가 향후 웨어러블 기기, 자율주행, 증강현실 센서로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지트로닉스는 자체 생산 라인 'M-FAB'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생산 라인과 에피(Epi) 공정을 보유해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보다 신소자 개발을 더 빨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피 공정은 반도체 소자 공정 중 반도체 웨이퍼에 화학물질을 증착하는 과정이다. 시지트로닉스는 앞으로 3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월 1만5000매에서 2만5000매로 늘릴 계획이다.
회사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제품은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다. 전력반도체란 가전기기, 조명 등의 전기·전자 제품에서 전력을 변환 및 변압, 분배,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서 6인치 GaN 공정을 개발한 건 시지트로닉스가 최초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GaN 전력 반도체 시장은 2026년 13억30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1억8000만달러 대비 연평균 65%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회사는 질화갈륨을 사용하는 전력 및 무선통신(RF) 소자 개발에도 성공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RF 소자를 통해 이동통신 및 군 레이더 시스템 분야를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시지트로닉스의 매출액은 14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에 대해 심규호 대표는 "8월부터 센서 소자의 대량 납품이 시작되고, 해외 시장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 흑자 전환하고, 2025년 영업이익 143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FAB을 기반으로 ESD, 센서 소자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센서 소자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이 확대될 것이며 거래처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지트로닉스의 공모주식수는 90만주로 전량 신주 모집으로 공모한다.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56.3%에 달한다. 박종선 연구원은 유통가능 물량이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유통가능 물량이 많으면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시지트로닉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8000~2만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18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 자금은 기존 제품의 생산량 확대, 차세대 제품 양산을 위한 설비 확충 및 연구개발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시지트로닉스는 이날부터 19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24~25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받는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내달 3일이며 상장 주관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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