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수해 대응 지시하며 '이권 카르텔' 꺼낸 이유

이권·부패카르텔 보조금 전부 폐지→수해복구·피해보전 재정 투입
이준석 "이권 카르텔-수해복구 엮는 건 오류…조언한 참모 잘라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07.17. [사진=대통령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국민의 안전이 경각에 놓여 있는 비상"이라고 진단하고,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해 이를 수해복구 재정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집중호우 대응에 관한 논의를 하다 최근 수차례 강조한 '이권 카르텔' 문제를 또 언급했다. 국민의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눈물을 닦아 드리는데 사용돼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한 것.

그동안 사교육, 과기계 연구개발(R&D) 등 사실상 '이권 카르텔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수해 대응에 투입될 재정을 언급하며 이권 카르텔을 또다시 정조준한 것이다. 이달 초 임명된 신임 차관들에게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메시지를 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권 카르텔은 정치적 용어이고, 수해복구는 절박한 현안이다. 이 두 가지를 엮는 것이 첫 번째 오류"라며 "정확히 액수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보조금을 어떻게 산출할지가 불명확한데 그것을 재원으로 하는 것이 두 번째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날(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피해 현장을 다녀온 일을 언급하며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재난인 만큼 향후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예천군에) 2주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쉴 새 없이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산 전체가 빗물을 머금다가 한계에 이르자 산의 상당 부분의 토사가 붕괴되면서 수백 개의 바위들이 고목을 덮치고 수 킬로미터 떨어진 마을로 쓸려 내려와 산사태가 일어났다"며 "저 역시 이런 산의 붕괴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또 일본, 인도, 미국, 유럽, 캐나다 등의 최근 사례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천재지변 양상이 극단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평년 장마철 강수량의 145%가 넘는 비가 내렸다"고 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협업하고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된다"며 "호우 정보와 밀물, 썰물 주기를 연동시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될 때 국토 전역 물길의 수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이는 제가 작년 홍수 때부터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침수 위험이 있는 저지대는 출입 통제와 선제적 대피에 만전을 기울이고 자치단체, 경찰, 소방, 산림청 기관장들은 각 기관 모든 부서의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것도 주문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