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받침대 뽑아서 창문 깨라!” 차량 침수시 대처요령은?
“가장 중요한 건 빠른 판단입니다. 차는 나중에라도 꺼낼 수 있습니다.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올 때는 지체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차 문을 열고 빠져나오는 게 가장 중요한 요령입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18일 도로 침수 시 운전자의 대처요령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최근 막대한 양의 집중호우로 침수된 차량에 갇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침수 차도 진입은 가급적 피하되, 일단 침수 상황에 처하면 안전한 차량 운행이나 탈출을 위한 요령을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및 자동차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일단 침수된 도로와 지하차도, 급류 하천에는 절대 진입하지 않는 게 우선이다. 침수되고 있는 지하주차장은 급격히 물이 불어날 수 있다. 급류로 물에 잠긴 다리도 진입하면 안 된다. 우회하는 것이 최선이다.
아직 도로가 침수되기 전, 얕은 웅덩이를 지나야 할 때는 시속 10~20㎞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한번에 빠져나가야 한다. 속도를 내면 배기압력으로 인해 머플러에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질 수 있다.
도로 구조상 가장자리 차선에 물웅덩이가 생길 확률이 높으므로 중간 차선을 이용하는 게 낫다. 침수 지점을 통과한 뒤에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밟아서 건조시켜야 한다. 침수 구간에서 시동이 꺼진다면 다시 시동을 거는 행위는 금물이다. 엔진과 주요 부품에 물이 들어가면 차가 망가진다.
지하차도 등에서 차량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면, 타이어 높이의 3분의 2 이상 잠기기 전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 이상 잠기면 전면 라디에이터 뒤 흡기구로 물이 들어가 엔진·변속기 등에 손상을 입혀 차량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물이 들어갈 수 있는 차량의 높이는 차종과 모델별로 다르므로 앞 차량을 따라 무턱대고 주행해선 안된다.
다만 차량을 빼내려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을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바퀴가 절반 이상 잠기기 전에는 어떻게든 차를 구제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물이 불어나는 속도가 너무 빠를 경우에는 지체 없이 차를 버리고 빠져나오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안전지대로 피하기가 여의치 않다면 미리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 탈출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급류에 차량이 고립됐다면, 급류가 밀려오는 반대쪽 차량 문을 열고 탈출한다.
앉아있는 탑승객의 무릎 이상 물이 차기 시작하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수압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단단한 물체로 창문 모서리를 깨고 탈출하면 된다. 목 받침대(헤드레스트)를 뽑아 날카로운 철제 지지봉 밑단으로 가격하거나, 안전벨트 체결장치 등을 사용하면 된다. 평소에 차 내부에 탈출용 비상 망치 등을 구비해 두는 것도 좋다.
버스에서 탈출해야 한다면, 차내 구비된 비상 망치의 뾰족한 부분으로 창문 모서리의 끝에서 10㎝ 지점을 가격해 창문을 깨고 탈출하면 된다. 유리 중앙 부분보다 모서리에서 한 뼘 안쪽이 강도가 약하다.
차량 창문을 깰 수 없다면 당황하지 말고 차량 내부에 물이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차량 내부·외부의 수위 차이가 30㎝ 이하로 줄어들면 안팎의 수압이 같아져 문을 열 수 있다. 보통 운전자의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시점으로, 이때 즉시 문을 열고 헤엄쳐 나와야 한다.
지하차도에서 침수 시에는 탈출 후 물보다 높은 곳이나 몸을 지지할 곳을 찾고 119에 연락 후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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