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 실체 드러나나…日 731부대 극비자료 발견

김민수 기자 2023. 7.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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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개발과 포로에 대한 인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군 731부대(관동군 방역급수부) 소속원의 이름과 계급이 적힌 극비 문서가 발견됐다고 17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해당문서는 1940년 731부대 조직개편으로 방역급수부가 됐을 때 일본 관동군이 작성한 것으로 부대 구성과 대원들의 이름, 계급 등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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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원 이름·계급 명시…전후 日 의학계 진출 실태도 밝혀질 듯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있는 731부대 박물관에서 방문객들이 재현된 일본군의 인체 실험 장면을 보고 있다. 2015.01.0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세균무기 개발과 포로에 대한 인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군 731부대(관동군 방역급수부) 소속원의 이름과 계급이 적힌 극비 문서가 발견됐다고 17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해당문서는 1940년 731부대 조직개편으로 방역급수부가 됐을 때 일본 관동군이 작성한 것으로 부대 구성과 대원들의 이름, 계급 등이 적혀 있다.

문서는 후생노동성에서 이관돼 일본 국립공문서관에 보관돼 있었으며, 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의 마 쓰노 세이야 연구원(일본 근대사 전공)이 발견했다.

731 부대 관련 문서는 일본군 패전 당시 소각 명령으로 거의 소실됐다. 그러나 이번 문서가 발견되면서 731 부대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 쓰노 연구원은 "부대의 구성과 함께 대원의 이름과 계급 등이 명시된 구 일본군 자료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누가 어떻게 부대에 관여했는지, 종전 후 어떻게 살았는지를 밝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서는 만주 지역에 주둔했던 일본 관동군의 조직개편 보고서이며, 표지에는 '군사기밀' 표시가 되어 있다. 작성은 쇼와 15년(1940년) 9월30일로 되어 있으며, 관동군 사령부 조제(調製)라고 명시됐다.

장교 명단에는 이시이 시로 부대장과 함께 97명의 이름과 계급이 적혔다. 군의관 외에 대학 의학부에서 파견된 의사드링 '기사'라는 직함으로 기재됐다.

게다가 '세균전 부대'로 불리던 100부대(관동군 군마방역창)의 직원표도 문서에 포함돼 있었다. 731부대 이상으로 실태가 베일에 가려져 있는 부대로, 향후 연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대원 향후 의학계 등에 진출…아직 드러나지 않은 자료 더 많을 수 있어

731부대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마쓰무라 다카오 게이오기주쿠대 명예 교수에 따르면 이번 문서는 과거 일본군의 극비 자료다. 전후 연구와 실험 자료를 미국 측에 넘겨 전범 면죄부를 받은 731부대 의사들은 일본 의학계에 복권됐는데, 이번 자료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부대 관계자들이 의학계, 병원, 제약회사 등에 진출한 실태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견된 731부대 관련 자료는 육군 내부 보고를 위해 작성된 것으로 전후 후생성(현 후생노동성)으로 이관된 '공문서'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에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발견됐지만, 이외에도 일본 정부가 보유 중인 드러나지 않은 자료가 더 많을 수 있다.

제한된 자료와 증언으로 드러난 인체실험의 내용은 끔찍하다. 피실험자가 유리로 된 방에 넣고 탄저균을 뿌려 관찰하는 실험, 야외에서 기둥에 묶어놓고 세균 폭탄을 터뜨리는 실험 등이 이뤄졌다고 한다. 페스트균을 주사하는 실험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전후에도 대부분 부대원은 부대에 대해서 발설하지 않았고, 간부들 또한 책임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실태를 규명하는 작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731부대란 만주 하얼빈 교외에 본부를 두고 세균무기 개발을 추진한 부대다. 정식 명칭은 관동군 방역급수부이다. 일부 대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포로를 세균에 감염시키고 죽을 때까지 이를 관찰하는 끔찍한 인체실험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인체 실험의 피험자를 마루타(통나무)로 불렀으며, 약 3000명이 살해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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