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모국어, 당당하게 배워요”…전남도의회 ‘이중언어 교육 조례’ 추진

강현석 기자 2023. 7. 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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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국제교육원 다문화세계시민교육센터를 찾은 다문화 학생들이 센터 내 의생활체험실에서 세계의 의복을 입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엄마 혹은 아빠의 모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전남도의회가 추진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아이들에게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 주자는 취지다.

전남도의회는 “최무경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라남도교육청 다문화학생 이중언어 교육 조례안’이 교육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조례는 전남지역 다문화 아이들의 학교생활 적응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모의 출신나라의 모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의 국적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부모의 모국어를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전남도의회의 이번 조례는 한국어 외에도 엄마와 아빠 나라의 언어를 가정에서 접하는 다문화학생들이 이를 장점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조례는 매년 교육감이 ‘이중언어 교육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다. 각급 학교에서 이중언어 교육 동아리를 운영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도록 하고 있다. 부모의 모국어와 관련한 자격증 취득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어나 태국어, 중국어 동아리 등을 운영해 아이들이 부모의 모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조례는 해당 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 아이들도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전남지역 다문화 학생은 지난 4월 기준 1만1588명으로 전체 학생(19만5561명) 중 5.9%를 차지하고 있다. 최무경 의원은 “다문화학생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부모의 모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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