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타저 직격? 홈런왕 레이스에 외인 거포들이 사라졌다
KBO 리그 2023시즌 홈런왕 레이스에 외국인 타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전반기까지 홈런 19개로 공동 1위인 한화 노시환과 SSG 최정부터 5위 양석환(두산·13홈런)까지 홈런 1~5위가 모두 국내 선수들이다. 10위까지 범위를 넓혀도 LG 오스틴 딘과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 2명에 불과하다. 오스틴과 소크라테스는 홈런 11개로 채은성(한화), 최형우(KIA), 강민호(삼성)와 함께 홈런 공동 6위다.
이번 시즌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홈런왕은 35개를 때린 KT 박병호가 차지했다. 홈런 10걸에 외국인 타자로는 삼성 호세 피렐라(28홈런), 키움 야시엘 푸이그(21홈런)만 포함됐다. 2021시즌에는 최정이 35홈런으로 홈런 1위에 올랐고, NC 애런 알테어(32홈런)와 피렐라(29홈런)가 외국인 타자로 ‘유이’하게 최다홈런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투고타저 영향으로 리그 홈런 수가 급감하면서 외국인 타자 트렌드도 변했다. 과거 같은 거포형 대신 정교한 타격을 갖춘 중장거리형이 선호되는 추세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10홈런으로 리그 11위에 머물고 있지만, 타율 0.339로 리그 1위다.
모처럼 나타난 LG의 ‘효자’ 외국인 타자 오스틴도 과거 LG에서 뛰었던 로베르토 라모스 같은 거포형과는 거리가 멀다. 마이너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타율은 0.283을 기록했지만, 홈런은 모두 84개에 그쳤다.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먼저 퇴출당한 전 한화 소속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마이너리그에서 7시즌 동안 91홈런을 기록했다. 2019년 한 시즌에는 트리플A에서 28홈런을 때린 거포다. 그러나 KBO 리그에서는 22경기 동안 타율 0.125에 그치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리그 전체 홈런 중 외국인 타자들의 비중도 크게 줄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리그 홈런은 모두 494개. 그중 외국인 타자가 때린 게 74개로 14.98%다. 2019시즌의 경우 리그 전체 1014홈런 중 외국인 타자가 197홈런을 때려 19.43%를 차지했다. 2020년엔 1363홈런 중 244홈런으로 17.9%였다. 이후 올해까지 3시즌 내내 외국인 타자의 홈런 비중은 14%대에 그치고 있다.
달라진 리그 트렌드 속에서 대체 영입된 새 외국인 타자들의 후반기 활약이 관심이다. 롯데는 잭 렉스 대신 니코 구드럼, 키움은 에디슨 러셀 대신 로니 도슨을 영입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 한화는 새로 영입한 닉 윌리엄스가 아직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해 고민이다. 지난달 27일 KBO 데뷔전을 치른 윌리엄스는 10경기 동안 타율 0.163에 OPS 0.484를 기록 중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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