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벗은 전혜진, ‘남남’ 코믹 연기 ‘美쳤네’[[MK스타]

카리스마 여배우 전혜진이 이번엔 푼수끼 넘치는 매력적인 미혼모로 돌아왔다. 대변신이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ENA 월화드라마 ‘남남’은 철부지 엄마와 쿨한 딸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전혜진과 최수영(소녀시대 수영)이 모녀로 호흡을 맞춘 K-모녀 동거 이야기로 첫회 1.3%로 출발했다.

‘남남’ 1회에서 전혜진은 아동학대를 저지른 여성을 응징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온몸을 던져 상대의 머리채를 잡아 쥔 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여성이 딸 김진희(최수영 분)의 머리통을 가격하자 “니가 뭔데 감히 내 딸을 때려?”라며 복수를 해주기도 했다.

첫 방송부터 색다른 모녀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 이 드라마에서 엄마 ‘김은미’ 역을 맡은 전혜진의 변신은 여러모로 반갑다.

그간 전혜진은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천인숙, ‘백두산’ 전유경, ‘비밀의 숲’ 최빛, ‘뺑반’ 우선영, ‘비스트’ 춘배 등 경찰부터 마약 브로커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화면을 압도하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온 것. 장르물 뿐 아니라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커리어 우먼 송가경으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남남’에서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 김은미 역을 맡은 전혜진. 사진 ㅣENA

이번 작품을 통해 전혜진은 평소 자신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전혜진이 연기한 김은미는 미혼인 상태로 아이를 낳아 키운 엄마다. 딸 진희(최수영 분)와 있어도 자매로 보일 정도로 엄청난 동안과 미모를 자랑한다. 일견 철부지에 푼수로 보이는 귀여운 엄마다.

김은미는 친구 오빠에 반해서 어쩌다가 아이를 가지게 되고, 고등학교 때 아이를 낳았다. 애 아빠는 전학을 가면서 모녀를 버렸고, 김은미는 딸을 혼자 낳아 키웠다.

김은미는 딸 김진희에게 “우리도 클럽가자”, “나이트 가자”며 조르기도 하고, 딸과 성인용품 쇼핑을 함께 하기도 하는 친구같은 엄마다. 그러면서도 딸이 유괴되는 아이를 구하다가 보호자에게 폭행을 당하자 “네가 뭔데 내 딸을 때리냐”며 앞뒤 안가리고 달려드는 의외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은미는 상황이 정리되자 “학대인 것 어떻게 알았냐”는 딸의 물음에 “딱 보면 모르냐. 애는 뒷전이고 지 화풀이가 먼저던데”라며 통찰력 넘치는 답을 하면서도 떡볶이 먹으러 가자고 딸에게 조르는 철 없고 쿨한 엄마로 돌아오는 통통 튀는 러블리한 면모를 보여줬다.

또, 직장에선 똑부러지는 물리치료사지만 집에선 허당기 넘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스크팩을 한 채 잠들었다가 말라 비틀어진 팩으로 고통 받는 몸 개그를 보여주고, “백날 전화해봐라 내가 받아주나. 흥칫뿡뿡이개코똥꼬다”라는 대사도 능청스럽게 날렸다.

그간 여러 매체에서 그려진 전형적인 ‘어머니상’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까지 내던지는 희생을 감수하는 인물이었다. ‘~의 엄마’라는 수식어를 떼고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많았던 가운데, ‘남남’ 속 김은미는 새로운 ‘어머니상’을 보여주고 있다.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김은미라는 인물 그 자체에 빙의된 모습이다.

전혜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고착화된 듯한 이미지들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캐릭터와 동화되는 열연으로 러블리한 이미지를 새롭게 장착했다. 전매특허인 장르물을 넘어 말랑말랑한 코미디 장르에서조차 통하는, 대체 불가한 매력을 보여주며 대세 여배우임을 다시금 입증하고 있다. 남은 11개 회차에서는 또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예측할 수 없는 활약에 기대감이 쏠린다.

‘남남’은 매주 월화 오후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지니TV, 지니TV 모바일, 티빙에서도 공개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