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덮개에 막힌 빗물받이…시민 의식 절실 [르포]
침수 예방 배수시설 제 기능 못해…"솔선수범을"
[광주=뉴시스] 변재훈 김혜인 기자 =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막고자 도심 곳곳에 설치된 빗물받이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나 미관상 설치한 덮개 등으로 막혀 있다.
연일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자칫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수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성숙한 시민 의식이 절실하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삼각동 한 음식점 앞 이면도로. 일대 빗물받이 주변에는 스티로폼 상자, 생수 PET병, 일회용 컵 등 각종 쓰레기가 뒹굴고 있었다.
인근 공터에 우거진 잡풀과 나무에서 떨어진 잎도 빗물받이 한 구석을 막고 있었다. 누군가 오래 전 버린 듯한 빈 담배 상자와 꽁초 등도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음식점, 술집 등 상가가 늘어 선 오치동 골목에 설치된 빗물받이도 곳곳이 막혀 있었다. 손님 맞이용 발판이나 목재 합판 등이 덮고 있어 빗물받이가 통째로 막혀 있기 일쑤였다.
상인들은 빗물받이와 연결된 지하관에서 올라오는 악취 또는 미관 상 이유를 들어 잠시 막아놨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도로에서 흘러든 빗물이 모이는 한 빗물받이 위에는 옥외광고물 거치대가 놓여 있기도 했다. 한 빗물받이 내부에는 꽁초가 곳곳에 보여 재떨이를 연상케 했다.
때마침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임모(69)씨는 "요즘처럼 매일 비가 내릴 때 만이라도 상인들이 빗물받이 주변 덮개를 치워야 할 것 같다. 자칫 침수 피해로라도 이어지면 누굴 탓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오치동에 사는 이모(85·여)씨는 "가뜩이나 군데군데 도로가 패여 빗물이 고이고 주변 골목은 지대가 가뜩이나 낮다. 제때제때 빗물만 지하로 잘 빠져나가기만 해도 웬만한 수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며 고 말했다.
남구 주월동 무등시장 인근 주택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일부 비탈길 아래 쪽 주택·상가 주변 빗물받이는 대리석판이나 벽돌, 바닥 장판 등으로 막혀 있었다.
빗물받이 주변에 놓인 장애물 탓에 빗물은 제때 지하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인근 도로로 흘러 내렸다.
한 주민은 "그동안 여러 차례 구청에 빗물이 제대로 빠져나갈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말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주요 도로변에 놓인 빗물받이에도 떨어진 나뭇잎과 각종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한 빗물받이는 주변 상가들이 내놓는 종량제 쓰레기 봉투 배출 장소였다.
실제 비가 내리면 쓰레기봉투가 배수구를 덮칠 수 있고,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 일부가 도로 침수의 한 원인이 될 것으로 보였다.
주월동 주민 안모(60)씨는 "주민과 상인들이 악취 때문에 막아놓는 것 같다. 비가 올 때 만큼이라도 항상 (빗물받이를) 열어둬야 한다. 관할 지자체도 수시로 살펴 계도해야 한다"고 했다.
빗물받이는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도심 도로와 인도 주변에 설치되는 배수 설비다. 모여진 빗물을 모아 빗물관(우수관)이나 오수관으로 보내는 관로 입구로서 기능한다.
광주 지역 내 빗물받이는 7만 4913개로 잠정 파악됐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우수·오수관은 대부분 빗물받이로 유입된 빗물을 시간당 84㎜까지 처리할 수 있다.
쓰레기통이나 재떨이, 악취 나는 하수구처럼 취급받는 천덕꾸러기지만, 집중호우가 집중된 여름철에는 최일선 배수 시설인 셈이다.
때문에 광주시도 5개 자치구, 주민자율방재단 등 200여 명과 함께 지난 10일부터 지산유원지 입구, 염주동 먹자골목, 백운광장, 북구청, 수완 롯데마트 일대에서 빗물받이 청소·정비했다.
또 '막힘없는 빗물받이 만들기'를 주제로 민·관 합동 길거리 홍보 캠페인도 펼쳤다.
일선 공무원들은 성숙한 시민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빗물받이는 도로와 주택가 침수를 막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수해로부터 모두의 안전을 지키려면 꽁초 등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주변 상인·주민들도 내 집 앞 필수시설로 여기며 솔선수 수시로 청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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