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나”…김근식, ‘폭우 골프 논란’ 홍준표 직격

권준영 2023. 7. 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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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시장의 문제는 골프 쳤다는 사실 자체가 아닌, 문제 제기한 언론·여론에 막무가내로 화낸다는 점”
“정치인이라면 본인 잘못은 아니지만 TPO 때문에 얼마든지 문제제기 받는 게 숙명”
“쿨하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하는 게 맞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실수보다 더 나쁜 게 사과하지 않는 것”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요? 제발 기차화통 삶아먹은 듯이 행동하지 마시라”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디지털타임스 DB>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북·대구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비상상황에서 '골프 라운딩'을 한 사실이 확인돼 거센 비판여론에 직면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서울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 시장을 향해 "'골프 친 게 잘못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수해로 가슴 아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그 말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나"라며 "자중하시라"고 직격했다.

김근식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이 드신 분들 운동하지 말라는 게 아니지 않나. 주말에 골프 칠 수 있다. 당시 대구가 비상근무 상황이 아니니 운동할 수 있다. 홍준표 시장의 문제는 골프를 쳤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문제 제기한 언론과 여론에 대해 막무가내로 버럭버럭 화를 낸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본인은 대구가 심각한 수해상황 아니라는 판단 하에 평소처럼 주말에 운동 삼아 골프 친 것이기에 잘못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정치인이라면 본인 잘못은 아니지만 TPO(때와 장소와 상황) 때문에 얼마든지 문제제기를 받는 게 숙명 같은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당시 TK지역에 참담한 인명피해가 난 상황에서 대권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로서 골프를 친 상황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른 거라면, 쿨하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하는 게 맞다"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깨끗이 실수를 인정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면 된다. 실수보다 더 나쁜 게 사과하지 않는 것"이라고 사과를 하지 않는 홍 시장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요? 제발 기차화통 삶아먹은 듯이 행동하지 마시라"면서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버럭 화를 내면서 트집 잡지 말라고 기죽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홍 시장의 모습은 누가 봐도 큰 지도자의 그릇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김 교수는 "요즘 우리 정치가 싸움으로 날을 지새는 게 저도 민망하다. 참담한 수해상황에서 방송에 나가 정치권 이슈로 논쟁하는 제 자신이 요즘엔 부끄럽기까지 하다"며 "왜 홍 시장은 싸우고 호통치고 화내는 모습만 익숙할까"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앞서 이날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의 지시로 전국 집중호우로 피해가 예상된 지난 주말 골프장을 방문해 논란을 빚은 홍 시장에 관한 진상조사를 시작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건에 대해) 당에서 굉장히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며 "우선 사실 관계와 진상을 파악한 이후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이 당헌·당규를 위반했을 경우 당 윤리위 회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강 수석대변인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으면서 "아직 당무감사나 윤리위 제소 이야기는 없다"고 답했다.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 비가 많이 오자 1시간여 만에 중단했다. 홍 시장이 골프를 친 시간은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가 발표된 때는 아니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거듭 항변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단체장은 업무 총괄만 하면 되고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게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 업무총괄이라는 것은 평시에도 늘 하는 것이고 주말에도 나는 똑같이 업무총괄을 하고 있다"면서 "비상근무 2단계 시는 재난 안전실을 중심으로 65명 정도가 조를 짜서 근무하고 단체장은 상황이 있을 때만 통신으로 보고를 받거나 현장에 나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 2단계 발령시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뭘 하던 상관이 없다"며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입맛을 다셨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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