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로 한겨레문학상 수상 김희재 "본업은 녹음 엔지니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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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김희재의 장편 '탱크'(한겨레출판)는 믿음과 종교,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탱크라는 소설 속 공간에 김희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나 좋은 운이 왔을 때 제 맘을 다잡기 위해 내 속으로 하는 말이 기도 형식이 되곤 했다"면서 "내 안의 그런 기도의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계속 만들어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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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끝없는 상상의 세계 선사…엔지니어 일하며 소설쓰기 병행하고파"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올해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김희재의 장편 '탱크'(한겨레출판)는 믿음과 종교,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탱크'는 찾는 이 없는 한적한 마을 야산에 덩그러니 놓인 텅 빈 컨테이너를 뜻한다.
'믿고 기도하여 결국 가장 좋은 것이 내게 온다'라는 기적의 체험을 위해 한 소슬한 마을 야산에 세워진 5평 남짓의 기도실이 바로 탱크. 어느 날 탱크로 가는 임도의 입구 '신성한 구역' 근처에서 산불이 나고, 화마에 휩싸인 탱크 안에서 한 남자가 죽는다. 자신이 꿈꾸던 미래가 찾아오기를 믿고 간절히 기도하던 이 남자는 왜 죽음을 맞아야 했을까.
'탱크'는 교주도 교리도 없이 오직 공간만 존재하는 '자율적 기도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다. 올해 첫 작품을 출간한 신인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상당한 중량감의 주제 의식으로 믿음과 사랑의 의미를 묻는 역작이다.
믿음이 불가능해진 시대, 자기성찰에 중독된 시대의 병통과 하루하루를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하는 개개인의 안간힘을 그린 이 작품은 드물게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종심 30분 만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작가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10여년간 영화와 음반의 녹음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김희재(36)다.
그는 18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탱크' 출간 간담회에서 "영화 제작과 작가들의 시나리오 집필 등은 직접 참여하고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꿈이나 동경의 대상이 되지 않더라"라면서 "문학은 여전히 내겐 동경하는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고 했다.
"녹음 엔지니어로 지금도 일하고 있어요. 음악을 다루는 일이 소설 쓰기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작곡가들이 어떻게 일하고 자기 작품을 대하고 음악을 생각하는지 지켜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소설 '탱크'는 4부에 걸쳐 그날 탱크의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을 들려준다. 탱크를 믿는 사람, 탱크를 믿는 애인을 둔 사람, 탱크를 세운 사람, 탱크에서 누군가를 잃은 사람이 등장하고, 작가는 조금씩 사건의 전말을 드러낸다. 입체적인 인물 설정과 빠른 장면 전환 등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몰입감을 선사한다.
탱크라는 소설 속 공간에 김희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나 좋은 운이 왔을 때 제 맘을 다잡기 위해 내 속으로 하는 말이 기도 형식이 되곤 했다"면서 "내 안의 그런 기도의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계속 만들어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재는 앞으로도 녹음 엔지니어 일과 소설 쓰기를 병행할 생각이다. 지금도 올 추석 연휴에 때 개봉할 예정인 한 영화의 녹음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를 전공했고 시나리오도 써봤지만, 대사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컴팩트하게 상황을 묘사해야 하는 시나리오 작업은 저랑 잘 맞지 않았어요. 소설 속의 세상은 영화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끝없는 상상을 하게 해주잖아요. 앞으로도 소설, 특히 여러 사람의 삶을 다룬 소설을 계속 쓰려고 합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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