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하나의 파장...미군, 10년간 러시아 동맹국에 이메일 오전송

이유나 2023. 7. 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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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서 오타 한 글자로 민감한 정보가 담긴 이메일을 러시아의 동맹국 말리로 대거 전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초 미군이 소유한 '.MIL' 도메인의 계정으로 보내야 했던 이메일들을 발신자가 말리의 국가 도메인인 '.ML'로 잘못 입력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전송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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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미 국방부 제공

미군에서 오타 한 글자로 민감한 정보가 담긴 이메일을 러시아의 동맹국 말리로 대거 전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국방부 직원들이 받아야 할 이메일 수백만 통이 도메인(인터넷 주소) 오타로 서아프리카 국가 말리의 이메일 계정으로 보내졌다.

당초 미군이 소유한 '.MIL' 도메인의 계정으로 보내야 했던 이메일들을 발신자가 말리의 국가 도메인인 '.ML'로 잘못 입력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전송된 것이다.

말리에서는 과거 자국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오전송된 이메일에는 미군 시설의 지도나 고위 장성의 출장 계획, 신원 관련 문서, 비밀번호, 의료나 재정 관련 등 민감한 정보가 들어있었다. 특히, 제임스 맥콘빌 미국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5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묵었던 호텔 방 번호도 포함됐다.

오전송된 이메일은 정부 밖에서 보낸 것도 있지만 일부는 정부 내부 직원이 발신자였다.

이번 사안은 지난 2013년부터 말리의 국가 도메인을 관리해온 네덜란드 기업가인 요하네스 쥐르비르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쥐르비르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지난 1월 이후에만 국방부 내에서 말리로 발송된 이메일이 11만 7,000통에 달했다며 매년 많은 국방부 이메일이 말리로 보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보고된 오전송 이메일은 국방부 공식 이메일 계정에서 발송된 것이 아니라 지메일이나 야후 등 개인 계정에서 보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에서 개인 이메일 계정을 공식 업무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있으며 통제 대상 정보가 허가 없이 공개되는 것을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방부 내에서 작성된 이메일이 '.ML' 도메인의 이메일로 전송되는 것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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