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4번째 담화 낸 김여정…북, 추가 도발 나서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어제(17일) 저녁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0일과 11일, 14일에 이어 최근 일주일 사이 벌써 4번째입니다.
오늘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앞두고 또다시 미국에 대한 위협성 메시지를 보낸 건데, 그 의도를 무엇일까요?
■ 김여정 "확장억제 강화할수록 북미 회담 멀어져" 위협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확장억제가 강화될수록, 위협적인 군사 동맹 체제가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미국)이 바라는 회담 테이블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현재 북한이 처한 현실은 미국의 전략핵 폭격기나 공중 정탐이 일상화돼 있는 것이라면서, 이에 더에 핵협의그룹에 대해서는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해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얄팍한 술책'이라며 비난했습니다.
현 상황에선 북미 대화가 열려도, (전제조건이 없다던) 미국이 꺼낼 안건은 결국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이 '한미 군사훈련 축소',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의 카드를 제시해도 이는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는 정책, 즉 가역적인 것인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추가 도발 예고했지만 실은 불안…우군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 11일 연이틀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낸 뒤 12일에 곧장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 발사에 나선 북한.
김 부부장은 어제 담화에서도 추가 도발 가능성을 암시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체적으론 미국의 위협에도 국가 주권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단호히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전략자산 전개나 확장억제 강화 등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 심리가 엿보인다"며 "또 체제 결속의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의 다자안보협의체로, 최근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힌 점도 변수입니다.
이 의장성명은 의장국이 초안을 작성하고 각 회원국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발표하는데, 북한의 전통적 우방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가 이번 의장국이었음에도 북한에 대한 실망감을 포함한 것입니다.
■ 또 등장한 '대한민국'…이번에도 대외용?
그런가 하면 이번 담화에서는 지난 10·11일 담화처럼 '대한민국'이란 용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남한을 '남조선' 등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지칭하는 건, 남북한 관계를 두 개의 국가로 보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또 앞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 등에는 실리지 않고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되면서 내부보단 대남용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는데, 어제 담화도 오늘자 노동신문에는 관련 내용이 실리지 않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보도됐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의도를 예단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며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 나가겠다"면서도 "여전히 적화 통일을 의미하는 '령토완정'이라는 표현도 쓰고 있어 '투 코리아'로 보고 있거나 또 다른 의미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미사일 고도화 등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대 국가'의 구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족의 특수 관계'라는 설정 아래서는 같은 민족에게 핵을 사용한다는 자기 모순이 발생해 국가 대 국가 설정으로 적대 국가에 대항해서 국방력을 강화한다는 논리"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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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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