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담다...매가타운 ‘눈길’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7. 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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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할머니 추모 1주기부터
결혼식·도서 전시·아트전까지
상상하고 소망하는 현실의 꿈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로 이뤄
정현희 이사장 직접 운영 3개월
매경 57년 생생한 역사 공간 마련
‘창업주께 드리는 영상 편지’ 눈길
가상 건축 넘어 표현의 수단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매가타운(MAEGATOWN)’ 이미지 컷 모습. 지난 4월부터 오픈베타서비스에 들어간 매가타운은 현재 다양한 이들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전시회 및 기념 공간 등을 통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잇는 ‘공존의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출처=매가타운 홈페이지>
#포근한 안식처와도 같았던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 가족이 힘들 때마다 말없이 지켜봐 주시던 할머니의 모습, 댁을 방문하면 항상 맛있는 음식을 손자·손녀에게 배불리 먹여주던 따뜻했던 마음. A씨는 그런 할머니가 그리워 가족, 친지, 지인들과 추모의 정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메타버스 공간을 마련했다. 전통 한옥 모양으로 지어진 추모관과 기와지붕 아래 널찍한 대청마루부터 잘 가꿔진 연못이 있는 이곳은 A씨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 공간이 됐다.

#어쩌면 일생일대 최고의 순간이 될 결혼식. 이날을 기념해 B씨와 C씨는 설렘 가득한 핑크빛 공간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메타버스 결혼식장을 만들었다. 하트 모양이 떠다니는 웨딩카부터 두 사람의 앞날을 응원하는 4단 케이크가 놓인 푸른빛 정원의 식장 모습은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단단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든 특별한 공간으로 간직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매가타운(MAEGATOWN)’이 베타 서비스 3개월을 맞은 가운데 그동안 이 공간에서 이뤄진 실제 사례들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 세계라고 혹자는 생각할 법한 메타버스를 매가타운은 저마다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담긴 ‘공존의 공간’으로 차별화되고 있다.

매가타운을 만든 베이비보스는 이 플랫폼을 소개하는 글에서 “매가타운은 다양한 메타버스의 3차원 가상공간에서 현실 세계를 구현한다”면서 “매가타운의 가상 세계는 재미만을 좇는 게임의 형태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원하고 추구하는 소망들을 실현할 수 있게 돕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가타운은) 기억하고 싶었던 모든 순간, 현재에 머물고 싶은 순간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설계와 비전을 모두 같이 하길 희망한다”며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항상 같이 공존해왔었다고 믿는 이들과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매가타운에서 만들어진 다채로운 콘셉트의 특별한 건축물들. 매가타운은 복셀(Voxel)이라는 아트 요소로 한 점 한 점 찍어가며 의뢰인이 원하는 장소와 분위기를 구현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일 기념 케이크로 된 전시 건물, 오원작가의 메타버스 전시 공간, 글로벌 인도네시아 포럼 가상 전시장, 메타버스형 불교식 제사 장소, 메타버스 특별 결혼식장, 가상 추모 공간 모습. <출처=매가타운 히스토리 전시회>
실제로 매가타운에 앞서 구축된 사례들을 보면 이 같은 플랫폼의 방향성이 고스란히 녹여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매가타운에서 한시적으로 운영된 메타버스 사찰 ‘매가선원’은 불교의 가르침에 영감을 받은 누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접속 가능해 지혜와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여기선 불교 사찰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예불을 드리거나 법문들 듣고 명상과 차담을 할 수 있으며, 소원을 담은 디지털 연등까지 띄울 수 있다.

이 외에도 매가타운에선 ‘하미 & 오순경 二人展 in 메타버스 전시전’을 비롯해 ‘오원(O.One)작가의 특별 개인전’ 및 ‘글로벌 인도네시아 포럼’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매가타운을 직접 설계하고 현재 운영까지 하고 있는 정현희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은 부친 고(故) 정진기 매일경제신문 창업주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메모리얼 공간을 최근 이곳에 열기도 했다.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 메타버스 공간은 “유교정신이 투철하시던 아버지를 위해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만들게 된 특별한 건축”이라고 정 이사장은 소개했다.

여기는 창업주의 딸인 정현희 이사장이 디지털로 부친과 추억을 재회하는 공간인 것과 동시에 1966년 매일경제의 태동기부터 수십 년간 창업주가 이룩해온 회사의 발자취까지 거슬러 읽어볼 수 있는 기억의 장으로 구성됐다. 매일경제의 57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매가타운의 오픈 후 3개월의 여정을 담은 히스토리 전시회는 오는 22일까지 매가타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매가타운 내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기념관은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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