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영 속인 A씨 미끼는 유명 연예인들 '선물의 유혹'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최하나 기자] 투자 원금 보장, 금리 7~10%, 최대 수익 30%
'OOO 마켓' 커머스 사업가이자 맘카페 운영자인 50대 여성 A 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카페 회원들과 지인들을 상대로 이자 수익이 크게 불어날 거라며 5~600억 원 가량의 거액을 챙겼다. 백화점 상품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상품권 재테크, 이른바 '상테크' 수법을 썼다.
현금에 투자한 이에게는 현금으로 이자를 줬다. 방송인 현영은 지난해 A 씨에게 5억 원의 현금을 투자, 5개월 간 3,5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받았지만 A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원금 3억 5천 만 원을 잃었고 지난해 12월 A씨를 (남편 명의로)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A씨를 먼저 고소한 이들은 맘카페 회원들이다. 대부분 평범한 주부들인 이들은 A 씨를 대장이라 불렀다. 돌아온 건 (예정된) 배신. A 씨는 회원 282명을 상대로 수백 억 원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당시 카페 회원 수는 1만 6천 여명. A 씨는 소수의 회원들에게만 ‘상테크’를 제안했다. 282명의 피해자 중 A 씨와 그의 아들 2인을 고소한 회원들은 61명 뿐이다. 이들의 피해 주장액은 142억 원 가량. 진술을 꺼려하는 피해자들을 제외하더라도 피해자 수 대비, 피해 금액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피해자들은 높은 수익률에 속아 선뜻 거금을 건넸다.
‘재테크 여왕’ 현영부터 평범한 주부들까지 이들은 왜 전형적인 폰지 사기 수법에 속았을까. A씨의 거짓말은 그 만큼 전략적이고 유혹적이었다. A 씨는 평소 회원들에게 스타, 셀럽, 중소 기업 간부들과의 인맥을 과시했다. 수시로 카페와 개인 SNS에 연예인들과 촬영한 인증샷을 올렸고, 그들과 함께 한 일상들을 공유했다.
A 씨 연예계 인맥 키워드 1 - ’미끼’
▶박효준, 진구부터 유난희, 서수경, 장동민까지
미끼, A 씨가 피해자를 현혹한 키워드다. 그는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워 자신을 그럴싸한 사업가로 포장했다. A 씨가 구속된 후 문제의 카페는 다른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가 판매한 상품들은 현재도 포털 산하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판매자는 누구일까. 아이돌 하현곤과 개그맨 장동민, 권혁수, 정주리, 홍윤화, 유튜버 버거형으로 활동 중인 배우 박효준,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등이다. 이들은 A 씨의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한 유명인들로 일부는 A 씨에게 직접 출연 제안을 받았다.
출연자 정주리, 홍윤화는 에이전시를 통해 출연 제안을 받았다. 때문에 A씨와 사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받지 못한 출연료도 없다. 권혁수의 입장도 같다. 실제로 권혁수, 정주리, 홍윤화의 출연은 일회성에 그쳤고, 유명인과의 친분을 과시하길 좋아했던 A 씨가 자주 언급한 인물들이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A 씨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 본지는 A씨와 가까운 사이였던 연예인들에게 A 씨와의 관계, 투자 여부 등에 대해 물었다. 공교롭게도 답변이 모두 똑같다.
‘친분이요?, 특별한 친분은 없습니다.’, ‘A 씨와는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일 뿐입니다.’, ‘출연료를 받지 못해 연락을 끊었어요.’, ‘투자를 권유 받은 적도, 한 적도 없습니다.'
출연 횟수가 많은 장동민은 A 씨와 어떤 관계였을까. 장동민의 입장도 위와 같다. 판매자로 출연한 건 맞지만 출연료를 일부 받지 못해 A 씨와의 인연을 정리했다고 했다. 장동민은 지난해 12월 A 씨가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펜트하우스에서 무상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꽃 등 내부 장식은 장동민 측이 지불했다. 애초 다른 장소에서 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그는 A 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결혼식 장소를 옮겼지만 최근에야 펜트하우스가 A씨 소유가 아닌 사실을 알았다. 장동민은 과거 A 씨의 집에 방문해 A 씨의 딸과 사진도 촬영했다. 장동민이 ‘OOO 마켓’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할 때 마다 영상에는 수십 만 개의 하트가 쏟아졌고 이는 판매로 이어졌다. A 씨가 지인에게 한 표현에 따르면 개미들(까페 회원들)이 움직여 준 덕이다.
클릭비 출신 하현곤 역시 판매자로 자주 등장했다. 그에게 타 연예인 판매자와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하현곤은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녹화가 있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고, 이후 수신을 거부 중이다. 따라서 하현곤의 투자 및 피해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
A 씨의 연예계 인맥은 점차 확대됐다. ‘버거형’ 박효준은 A 씨에게 배우 진구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시절 인연을 맺은 20년 지기 절친. 박효준은 ‘버거형’의 코너 '시골밥상'에 진구를 출연시켰고, A 씨가 판매하던 상품을 간접 홍보(PPL)했다.
박효준은 A 씨가 3년 전 이메일로 광고를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A 씨에게 광고비를 받았지만,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그 어떤 광고 표기도 찾아볼 수 없다. 사실상 '뒷광고'인 셈. 관련 영상에 출연한 진구도 광고비를 받았을까. 박효준 측에 따르면 진구는 순수한 우정 출연으로, 개런티를 받지 않았다. 박효준은 A 씨와의 친분을 부인했다.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한 건 맞지만 예상한 개런티와 맞지 않았고, 출연료 일부가 입금되지 않아 관계를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장동민과 유사한 입장이다.
피해자들의 주장은 다르다. 이들에 따르면 박효준은 A 씨와 같은 혐의로 조사 중인 A 씨 아들의 결혼식 사회를 맡았다. A씨는 박효준의 또 다른 절친인 배우 조인성 편이 '버거형'에 업로드 되자 회원들에게 댓글을 달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현재는 폐쇄된 A 씨의 SNS 계정에는 박효준, 진구와 촬영한 사진이 유독 많았다. 박효준, 진구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A 씨의 집을 자주 찾았다. 진구는 홀로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 A 씨와 그의 가족들을 만났고, A 씨는 진구의 유명세에 걸맞은 대우를 했다. 명품을 비롯해 진구가 좋아하는 한정판 레고 등을 선물하며 친목을 다졌다. 진구는 A 씨의 집에서 술자리를 하거나 골프를 치는 등 함께 여가를 즐겼다. 5월 21일 부부의 날에도 박효준과 진구는 A씨의 집을 방문했다. A씨와 그가 남편이라고 칭하는 남성 앞에서 노래를 불러줬다. A 씨는 그 때 마다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SNS에 게재했다. 박효준과 진구는 A 씨를 ‘누나’라고 불렀다.
진구 측에 A씨와의 관계를 물었다. ‘친분'이라는 단어에 선부터 그었다. "지인의 소개로 A씨를 만났을 뿐 깊은 친분이 아니"라는 답변이다. 의리를 강조하고 싶었을까. A 씨를 소개한 지인(박효준)이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진구는 왜 굳이 친하지 않은 A 씨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을까. 매니저가 모는 벤을 타고 송도를 찾기도 했던 그다. 집은 여러 번 방문했으나 깊은 친분은 없다는 설명. 다소 아이러니 하다.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없었다"고 강조했다. "A씨와 비지니스 관계는 물론 그 어떤 금전적인 거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A 씨 연예계 인맥 키워드 2 - ‘선물’
▶유명인들과 친분 유지 위해 고가 선물 공세
반면 본지가 본 A 씨와 특정 연예인들의 인연은 특별했다. A 씨와 인연을 맺은 또 다른 연예인을 만났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연예인은 “A 씨는 빠져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유하고 인맥이 화려한 사람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A 씨는 첫 만남에 자신의 인프라가 어느 정도인지 설명했고, 그 인맥은 일정 부분 사실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일부 지역 행사에 참여한 A씨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연예인을 진행자로 출연 시켰다.
쇼호스트 유난희도 A 씨가 자랑한 인맥 중 한 명이다. A 씨는 맘카페 회원 단톡방에 유난희와 만난 사진을 올리며, 그에게 루이비통을 선물 받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모 화장품 기업의 오너와 저녁 미팅이 있다고 했다. 5억 원을 투자한(혹은 빌려 준) 현영 역시 A 씨가 회원들에게 자랑한 일 중 하나다.
한 연예계 종사자에게도 A 씨가 연예인들에게 공을 들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A 씨가 이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 비결, ‘선물’이었다. 이 종사자에 따르면 A 씨와 친분이 있는 유명 연예인과 셀럽들은 A 씨에게 종종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 그는 (A 씨와 친분이 있는 한 연예인이) 지나치게 선물을 자주 받는 것 같아 ‘조심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고 했다. 처음엔 선을 긋고 거절하던 연예인도 A 씨의 선물 공세와 화려한 언변, 인맥에 마음을 빼앗겼다.
A 씨와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에게 문제의 원인이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A 씨의 숨은 의도를 몰랐기에 도의적 책임 또한 물을 수 없다. 맘카페 회원들, 고액 피해자들 역시 마냥 두둔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A 씨의 인맥 따위가 아닌 제 욕망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A 씨가 보장하는 수익 구조의 실현 가능성이 아닌 유명 연예인, 셀럽들과 친해 보이는 A 씨의 화려함에 끌렸다 덫에 걸렸다.
의문은 A 씨가 가진 부의 근원, 자본의 출처다. A씨가 운영한 커머스 규모는 동시장 대비 큰 편이 아니다. 2만 명이 채 못 되는 회원 수가 이를 말해준다.
눈 먼 돈은 투자에 투자로 이어졌고 수 백억 원의 자산이 됐다. A 씨는 피해자들의 투자금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에게 선물을 받은 연예인들이 적어도 한 가지는 명심할 게 있다는 뜻이 된다. 덥석 받은 고가 ‘선물’이 피해자들의 ‘눈물’일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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