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에서 시작해 커리어하이, 내려놓으며 올라선 임찬규의 진심 “3선발 아닌 4·5선발 되고 싶다”[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이제는 그냥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서 올라섰다. 캠프부터 이례적으로 자리 욕심, 기록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는데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이 보인다. 개막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채 시즌에 돌입했지만 2주 만의 선발진에 합류했다. 그리고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다시 LG 토종 선발진 기둥이 된 임찬규(31)다.
입단 13년차. 긴 시간 동안 참 다사다난했다. 화려한 루키 시즌을 보냈으나 이후 강속구를 잃어버렸고 군복무를 마친 후 기교파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2년 전 기적적으로 구속이 올라 소위 말하는 FA(프리에이전트) 대박을 바라봤는데, FA 시즌이었던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작년 겨울 FA 자격을 얻었으나 신청 포기. 대신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고 욕심 없이 다시 시작할 것을 다짐했다. 그동안 머릿속에 굵직하게 자리한 구속 향상,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 FA 계약 등을 삭제한 채 시즌에 임했다.
그 결과 올해 전반기 6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 4월 2주차까지는 중간 투수로 4경기 8이닝을 소화했다. 4월 16일 잠실 두산전부터 선발로 돌아와 13경기 7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92.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임찬규는 지난 17일 전반기를 돌아보며 “내가 봐도 기대 이상으로 잘한 전반기였다. 아프지 않았고 감독님이 구상하신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나 또한 좋은 전반기를 보낼 수 있었다. 이제는 그냥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나 자신에게 점수를 주자면 50점이다. 아직 반밖에 하지 않으니까. 마지막까지 이렇게 잘 가면 그때 1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기 활약 비결을 두고 “그동안 내 발목을 잡았던 것을 모두 지웠다. ‘선발 투수니까 책임감을 갖고 이닝을 끌고 가야 한다’와 같은 생각을 지웠다. 작년에는 솔직히 FA 생각도 하고 돈 생각도 했다. 그러니까 된 게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올해는 정말 공 하나하나만 집중했다. 몇 이닝을 던지고,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 것보다 그냥 마운드 위에서 공 하나만 신경 쓰면서 결과도 잘 나왔다”고 밝혔다.
물론 타자와 상대하는 접근법도 달라졌다. 이전보다 넓게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했고 그 결과 체인지업과 커브의 위력이 몇 배 커졌다. 결과적으로 염경엽 감독의 뼈있는 충고가 반등 포인트가 됐다.
임찬규는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하며 내 자신을 채찍질했다. 감독님께서 ‘나는 네 구속은 신경 쓰지 않는다. 138㎞를 던지든 148㎞를 던지든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유희관처럼 130㎞를 던지는 투수도 꾸준히 몸쪽 승부를 한다. 하지만 너는 구속과 관계없이 좌타자에게 몸쪽을 던지지 않는다. 겁이 많거나 자신이 없거나 둘 중 하나 아니냐’고 하셨다. 감독님 말씀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전보다 몸쪽을 더 던지게 됐다. 몸쪽을 던지니까 커브와 체인지업이 이전보다 훨씬 잘 통했다”라고 설명했다.
투구 메카닉에도 변화를 줬다. 작년까지는 투구시 멈춤 동작이 들어갔는데 올해는 이 부분을 삭제했다. 멈추지 않고 하체부터 상체까지 자연스럽게 중심 이동이 이뤄진다.
“그걸 왜 했었는지 모르겠다”고 환하게 웃은 임찬규는 “사실 그때는 뭔가 잡아놓고 던진다는 느낌이 들었고 제구를 하기도 좋았다. 하지만 그만큼 체력 소모가 컸다. 멈춤 동작 후에는 그냥 팔로만 던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경기 중후반에 꼭 구속이 크게 떨어지곤 했다”면서 “그거 안 하니까 구속도 잘 유지되고 훨씬 편하다. 4월 KIA전에서 확실히 깨달았다. 당시 70%의 힘으로 밸런스만 신경 쓰며 던졌는데 142㎞가 나왔다. 이후 멈춤 동작은 버렸다”고 설명했다.
욕심을 내려놓은 만큼 후반기에도 거창한 목표는 없다. 오히려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자신이 아닌 동생들이 3선발 자리를 꿰차기를 바랐다.
임찬규는 “내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과소평가하지 과대평가하지는 않는다”라며 “후반기에 전반기처럼만 해도 나는 만족한다. 나는 같은 성적을 내고 동생들이 올라오면서 나를 밀어냈으면 좋겠다. 나는 3선발이 아닌 4·5선발 소리를 듣고 싶다. 그만큼 잘하는 동생들이 많다. (이)민호, (김)윤식이, (이)상영이, (이)정용 중에 누군가 언터쳐블한 선발투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찬규의 바람이 이뤄지면 토종 선발진 고민을 해결하는 LG다. 임찬규가 4, 5선발이 되면 전반기와 동일한 후반기 결승점을 찍을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려고 했다가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3선발도 마찬가지다. 지키려 하지 않겠다”고 털어놓은 임찬규는 “훈련은 늘 진지하게 열심히 하면서 경기는 마음을 비우고 해야 한다. FA 생각도 여전히 없다. FA 생각을 하는 순간 못했던 작년 모습으로 돌아갈 것 같다. 올해 캠프 마음가짐 그대로 올시즌 끝까지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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