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로란트 챔피언스 담금질 T1 “탑 4 이상 노린다…자신감 앞세워 도전”
비록 마스터스 도쿄에서는 한 번 승리했던 상대인 EDG에 발목이 잡히며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으나 시즌 최고 무대인 챔피언스를 향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T1의 윤으뜸 감독과 ‘제타’ 손선호, ‘사야플레이어’ 하정우를 만나 이번 시즌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고 있으며 챔피언스 무대를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근황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마스터스 도쿄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저희가 재충전을 위해 휴식을 취하다가 얼마 전부터 연습을 시작해 챔피언스를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제타’ 손선호: 저도 대회를 마친 뒤 본가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며 숙소로 복귀해서 챔피언스 준비를 시작했다.
윤으뜸 감독: 선수들이 휴식 취하는 동안 더 나아가야 할 부분을 많이 생각했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저희 팀의 스크림 성적이나 기세 다 좋았다. 첫 EDG 전을 잘 치른 뒤 NRG와의 경기도 이길 수 있었는데 자잘한 실수로 지게 돼 아쉬움이 남았으며, 그 다음 EDG 전은 저 역시 분석 당했다고 생각한다. 상대 선수들의 컨디션이 더 좋고 잘한 것도 맞지만 분석을 당한 부분도 있다 보기에 저희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고쳐야 할 점들을 배웠다 생각했다.
‘제타’ 손선호: EDG가 2차전에 확실히 저희를 많이 분석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NRG 전도 펄 맵에서 실수가 많이 나와 저희 팀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쉬움은 남지만 이 부분을 잘 고치면 저희가 다음 시즌이나 향후에 더 좋은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노력할 생각이다.
윤으뜸 감독: 저희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보여준 대회라 생각하지만 그 한계를 통해 앞으로 나갈 힌트를 얻었다 생각한다. 저희가 당시 유럽 1~2시드 팀, DRX 등과 스크림을 하며 느낀 것은 저희 실력이 향상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력이 올라온 VCT 퍼시픽 후반부터 플레이오프 때 까지의 취했던 체계로 꾸준히 경기를 하면서 전략이 노출되기도 했고, 대회를 치르면서 어느 정도 조합이나 역할의 한계를 알고 있었지만 시간 문제로 보완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공략당한 느낌이다. 결국은 문제가 나온 몇몇 맵과 조합을 플레이함에 있어 챔피언스를 대비해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윤으뜸 감독: 북미 스타일이야 활동 기간이 오래돼서 어느 정도 파악됐지만 EMEA 쪽의 경우 프나틱의 높은 체급이 궁금했고, 팀 리퀴드 등과도 해보면서 확실히 스타일이 다름을 느낀 점이 큰 도움이 됐다. 리그 단위로 봤을 때 EMEA 쪽은 상위 시드 팀과 하위 시드 팀 간의 차이가 있다 생각했고 정말 잘하는 상위 팀들을 경험하며 많은 배움을 얻었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100% 아쉬움을 느낀다. 저희 팀은 스크림을 통해 제대로 준비를 한다면 정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며, DRX도 더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 봤다. 페이퍼 렉스(이하 PRX)의 경우 ‘썸씽’ 일리야 페트로프 선수가 왔다면 확실히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며 강함을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에 기대하는 잠재력을 잘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제타’ 손선호: 마스터스 도쿄에 출전한 퍼시픽 팀 셋 다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DRX는 완벽한 셋업 게임 플레이를, PRX는 다이내믹한 속공 플레이, 그리고 저희는 다른 리그와 저희만의 특징의 밸런스를 각각 추구했는데, 서로 자신의 장점이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먹힐지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대회가 됐다.
이러한 경험 속 알게 된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윤으뜸 감독: 몇몇 맵을 위한 조합을 손을 봐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요원 풀이 넓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생긴다. 특정 역할과 관련해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어 시도하지 못한 것이 많은데 다행히 지금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메타적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고 확신도 있기에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패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윤으뜸 감독: 새로운 요원의 등장과 함께 변화가 많았는데 메타가 바뀔 수도 있는 패치라 생각한다. 체임버가 조금씩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 더 나올 것 같고, 맵에 따라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하다. 신규 요원 데드락의 경우 하버가 등장하며 2 전략가 메타로 바뀌었듯 본격적으로 사용될 경우 역할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맵 풀에 들어가는 7개의 맵 중 대다수에 전략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며, 이는 개인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생각한다.
윤으뜸 감독: 전형적인 북미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다. 북미 쪽서는 스플릿 스타일의 수싸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고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NRG가 경기서 하버-바이퍼 사용을 선호하지 않는 모습 역시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저희 역시 록인 상파울루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한계가 오며 다른 시대가 왔음을 실감했으며, 이를 잘 받아 치는 쪽을 꼽자면 라우드나 PRX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저도 미국서 활동 시간이 길다 보니 VCT 퍼시픽서 첫 PRX전 때는 과거 방식으로 잽을 때리고 빠지는 느낌으로 플레이했는데 상대는 라이트 훅으로 들어온 뒤 로우 킥으로 이어지는 스타일을 보여줬다. 감독님께서 피지컬 면을 강조하시면서 저 또한 그런 스타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런 스타일의 차이 때문에 PRX가 북미 팀과 대결했을 때 PRX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으뜸 감독: 저희 색깔에 더 맞추기 위해 필요한 과정들이 있었는데 변화를 주면서 팀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확실히 템포나 체급 면에서 저희 장점을 살릴 수 있음을 느꼈으며, 스크림 경기 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 전보다 더 좋은 수치가 많아져서 저희 색깔을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피지컬을 높이고 조합도 바꾸다 보니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팀 플레이에 있어 체계가 잡히고 이전에 사용했던 요원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조금씩 플레이 메이킹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는 중이다.
‘제타’ 손선호: VCT 퍼시픽 정규 시즌부터 바이퍼 연습을 계속 하고 있는데 덕분에 대부분의 맵에서 바이퍼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제가 바이퍼를 잘 활용하는 것이 팀에도 도움이 된다 생각해 새로운 모습을 자신 있게 보여주고 싶다.
현지 부트 캠프를 빠르게 설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나?
윤으뜸 감독: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사무국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제가 부탁드린 것이 시차가 차이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 세계 대회를 갔을 때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 C9을 지도하면서 베를린에 갔을 때 정말 좋은 선수들인데 시차 문제로 힘들어하며 예민해지는 것을 봤다. 이때의 경험 때문에 최소 1주일 전이라도 갔으면 좋겠다 생각했으며, 미국에 먼저 가서 팀들의 연습 환경을 보겠다는 생각 보다 시차 적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목적으로 부트 캠프를 빠르게 꾸리기로 했다.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윤으뜸 감독: EDG의 경우 정말 잘하는 팀임을 증명했고 탑 4에 충분히 들 실력이라 생각한다. 그 외의 팀들은 어느 정도 거리가 있지만 실력이 빨리 향상돼 VCT 퍼시픽 팀들의 평균 레벨까지 오를 만한 팀들도 여럿 보인다. 중국이 VCT로 편입되었을 경우 연습 등에 있어 퍼시픽 쪽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꾸준한 퍼포먼스를 유지하면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팀으로는 팀 시크릿이 생각난다. 다른 팀들의 경우 기복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중요해 보이며, 컨디션 상황에 따라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 팀으로는 글로벌 e스포츠(이하 GES)가 있을 것이다.
‘제타’ 손선호: 저도 연습 결과와 선수들 퍼포먼스를 봤을 때 팀 시크릿이 가장 가까워 보인다. 다만 탈론과 많이 연습을 해보지 못해서 ‘잭팟’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윤으뜸 감독: 개인적으로는 팀 시크릿, 젠지 e스포츠, 제타 디비전 중 하나가 될 것 같은데, 이 세팀과 스크림을 했을 때 방향성이 나쁘지 않으며, 자신들만의 컬러를 찾고 재미있는 게임을 하려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GES는 어느 팀에도 이길 수 있고 어느 팀에도 질 수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웃음).
윤으뜸 감독: 현실적인 목표를 이야기하자면 탑 4를 바라보고 있으며 그렇게 만들기 위해 연습량을 많이 늘리고 마스터스 도쿄에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선수들에 과제를 주었다. 선수들 역시 느낀 바가 있기에 다들 열심히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 끝에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의 탑4를 프나틱, 라우드, PRX, EDG로, 저희의 위치는 네 팀 바로 아래에 있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정도라 생각해 목표를 그렇게 설정했다.
‘제타’ 손선호: C9 소속으로 2021년 챔피언스에 갔을 때는 퍼포먼스가 좋은 상태가 아니었고 이번 마스터스 도쿄에서는 제 스스로 플레이에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C9에서 이룬 챔피언스 성적보다 조금 더 높게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저도 팀의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다.
‘사야플레이어’ 하정우: 저도 이번에 실수 안하고 선수들이 집중 잘해서 컨디션을 평균 이상 내준다면 현실적으로 탑4가 가능하다 본다. 물론 평균보다는 더 잘해서 70~80% 기량은 내야 할 것 같으며 열심히 하겠다.
주장으로써 마지막으로 팬들에 인사 부탁드린다.
‘제타’ 손선호: 이번 VCT 퍼시픽과 챌린저스 도쿄는 물론 챔피언스 준비 전에 휴식을 취할 때도 응원해주신 팬 분들이 정말 많았다. 항상 응원 감사드리며 챔피언스 때 좋은 모습으로 기쁨 드리겠다.
김형근 noaros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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