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탈영 뒤 숨은 비극…‘D.P 2’ 다시, 대한민국 군대를 말하다[종합]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7. 1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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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2’ 제작발표회. 사진|유용석 기자
2021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문제의(?) 수작(秀作), ‘D.P.’가 시즌2로 돌아온다.

18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넷플릭스 ‘D.P.’ 시즌2(연출 한준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D.P.’(디피)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지난 2021년 8월 첫 공개 당시 탈영병 체포조라는 신선한 소재,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군대 내 폭력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조명해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안준호 일병 역의 정해인은 “시즌1에 이어 아직 못다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군무이탈 체포조 D.P. 준호와 호열이 변한 것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즌1에서 끝나지 않고 해결해야 하는 이야기들이 있어 시즌2까지 오게 됐다. 밀도 있게 담아냈다”고 말했다.

한준희 감독은 “저희가 시즌2, 시즌3로 가는 시즌제의 느낌이 분명 있지만 시즌1 6화 이후의 이야기로 곧장 이어지는 이야기다. 시즌1이 굉장히 큰 사건을 끝으로 맺었는데, 나는 그 이후의 사건이 여기 있는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가 중요했다. 그 일 이후 인물들이 어떻게 변해가느냐를 그리고 싶었다”며 “시즌2 1화 2화가 아니라 7화 8화 9화 10화 개념으로 생각하고 제작했다”고 말했다.

시즌2 제작 소감도 밝혔다. 한호열 병장 역의 구교환은 “시즌1 촬영 하면서 왠지 시즌2가 제작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었었다. 계절이 바뀌어 당연히 돌아와야 할 곳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한호열 병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촉이라기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어 시즌2를 언급했다. 함께 했던 배우, 감독님 스태프들이 다 너무 좋으셔서 시즌2가 간다면 교체 없이 다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표현했는데 사실 이렇게 다 같이 가게 될 줄 몰랐다”고 흐뭇해했다.

‘D.P 2’ 정해인 구교환. 사진|유용석 기자
진급(!) 소감도 전했다. 극중 이병에서 일병으로 진급한 정해인은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준호는 시즌1 때부터 계속 군대에 적응해가면서 부딪친다. 계속 부딪치다 보니 고갈되는 상황이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어진다. 신체도 부조리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몸은 부딪쳐간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많은 액션을 촬영했는데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은 기차 액션이다. 몸이 힘들어서라기보다는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크다. 여러가지 액션을 소화하다 보니 체력적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그 당시 힘들었던 건 연기할 때의 내 마음이었던 것 같다. 몸으로 하는 액션보다 마음으로 한 액션이 더 컸던 것 같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기차 액션신에 대해 한준호 감독은 “멋있지 않아야 멋있는 것 같다. 직관적 멋짐을 묘사하지 않을 때 훨씬 더 멋져지고, 극단으로 갈수록 처절한 멋짐이 그려지지 않았나 싶다”고 부연했다.

박범구 중사 역의 김성균은 “집에 있었는데 감독님 연락이 왔다. 감독님이 말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면이 있는데, 시즌1이 오픈됐을 때도 시즌2에 대해서는 기회가 닿으면 좋은거죠 라고 말씀하셨고, 기회가 되어 하면 좋겠다 생각하던 차에 시즌2를 하게 됐다고 전화가 왔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신념과 직장인으로서의 사이에서 좀 더 갈등하게 된다. 지키고 싶은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며 고민을 한다”고 시즌1과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이어 “캐릭터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처음에 박범구 역할 연기할 때 걱정을 많이 했다. 군 생활할 때 부사관, 간부의 모습을 각자의 기억 속에 너무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 어떻게 비춰질까 고민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D.P 2’ 손석구. 사진|유용석 기자
임지섭 대위 역의 손석구는 “시즌2 촬영에 처음 들어가던 날도, 처음 연락 받았을 때도 그랬고 굉장히 차분했다. 물론 기분 좋고 설레는 마음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시즌2 들어가면서 차분했던 기억이 난다”며 “임지섭은 조금 더 군 장교로서 책임감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시즌1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전 시즌에 참여했던 배우들도,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도 모두 부담이 있었다. 정해인은 ”부담이 있었다. 그렇게까지 사랑받을 줄은 예상을 못했고, 그래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들과 나눴던 이야기 중 하나가 ‘들뜨지 말자’ ‘하던대로 하자’였다. 그런 얘길 나눴던 기억이 남고, 항상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갔다. 더 잘 하려 하다 보면 힘이 들어가려 하고, 뭔가 과잉된 힘이 들어가게 되면 부대낄 수 있다. 그런 걸 항상 경계했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개인적으로 나는 부담을 느끼면 경직되는 편이라서,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나 ‘전원일기’ 현장 가는 느낌으로 즐겁게 촬영하고 돌아오고자 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기억에 남고, 유머 배틀이 기억에 남는다. 손석구 배우가 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기분 좋은 부담감이 있었다. 시즌1을 하면서 쌓인 신뢰가 있기 때문에 오늘은 현장에서 또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어줄까 하는 기대감이 컸던 것 같다. 계속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손석구는 “시즌1 때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했다. 시즌1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독님과의 대화는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려 하기보다는 장면에 맞게 어떤 캐릭터가 나오는지 보자’고 했다면, 시즌2 때는 임지섭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연기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책임감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인물이 임지섭 대위라고 생각했다. 책임감과 가장 거리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책임감을 그려가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D.P 2’ 김지현, 지진희. 사진|유용석 기자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훈 역의 지진희는 “처음에 연락을 받고 너무 기쁘고 설렜다. 신인처럼. 난 프로니까 티를 안 내지만, 너무 좋았다. 약간 걱정도 앞섰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즌1이 워낙 사랑받았던 터라 과연 내가 시즌2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생각했다.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굉장히 열의있게 말씀해주셨고, 그게 맣이 와닿았다. 나만 열심히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서은 대위 역의 김지현은 “저도 비슷했다. 시즌1을 너무 재미있게 본 시청자였고, 나는 한다고 했을 땐 기억이 잘 안 나고, 그 작품에 내가 할 역할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임지섭과 관계가 있고 군인이더라. 하고 나서 나는 정말 팬심으로 감독님을 만나뵙게 된 것만 해도 너무 설레고 좋았는데 연락을 받고서 진짜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고 웅장해진 느낌이 있었다. 촬영하면서도 현장에 있는 게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시즌1 당시 군 복무 경험이 있는 무수한 시청자들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자극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D.P.’ 정해인은 “시즌1에서 다시 한 번 보시면 아시겠지만, 황장수 역을 연기한 신승호 배우가 너무 PTSD를 유발할 열연을 해주셨다”며 “시즌2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시즌1이 비극이었는데 그 사건이 추가적으로 증폭되고 나아가면서 개인의 어떤 PTSD뿐 아니라 모든 분들께서 많은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답을 내린다기보다는, 각자의 상황에서 저마다 입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마 보신 분들끼리도 의견이 갈릴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다양한 에피소드로 다채롭게 이야기가 그려진다. 마냥 무겁지만은 않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니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내 마음같아선 시즌1부터, 내가 이병 입대를 할 때부터 다시 보시면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바쁜 와중에도 보신다면 시즌1 5화부터 보시고 시즌2를 보시면 더욱 더 몰입해서 이 작품을 풍성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확딘한다”고 말했다.

‘D.P 2’ 한준희 감독. 사진|유용석 기자
시즌1 당시 국방부를 뒤흔들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과 관련해 한준희 감독은 “시즌1 때도 어떤 파장을 예상하진 못했다. 우리는 연출자이고 배우로서 질문을 던지는 입장이지 답을 제시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다만 7~12화는 시즌2이기도 하지만 1부부터 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1부부터 보시면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해 개인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구조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한 감독은 “‘D.P. 2’는 슬픈 이야기라 생각한다. 굉장히 슬픈 이야기고, 특정 기관이나 집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개인이 슬픈 시간을 관통해가느냐에 대한 이야기”라며 “11, 12부에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식을 지나서 결론을 맺게 되는지 주의깊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한 감독은 ‘D.P. 2’의 존재 이유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건 이 시리즈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뭐지(였다). 굉장히 오락적 이야기가 아니고, 훨씬 짧고 엔터테인적인 게 많고, 신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게 많은데 왜 이야기가 존재해야 하는가 가 정말 혼자 너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에게 이 이야기를 시리즈로서의 기능을 하면서 재미있게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 결과물을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우리가 막을 순 없지만 원작과 시리즈를 관통하면서, 그래도 우리가 이걸 기획하고 만들고 있으면 계속해서 생각하고 염두할 수 있으니까.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즌2는 헌병대 103사단 D.P.조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1에서 활약한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등이 그대로 활약하며 지진희, 김지현 등 새로운 인물의 등장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D.P.’ 시즌2는 오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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