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VTRE 대표 "세토피아와 협력 통해 희토류 밸류체인 완성" [인터뷰]

김경택 기자 2023. 7. 18. 12: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합작사 GCM 기반 희토류 밸류체인 구축 목표
"GCM 설립 일부 지연…자금 내달 중 마무리"
독일 완성차 업체 등과 영구자석 도입 논의도
루 아인 뚜언(Luu Anh Tuan) VTRE 대표이사.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베트남=뉴시스] 김경택 기자 = "VTRE는 그간 베트남에서 희토류를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부분에 있어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세토피아와 손을 잡게 됐습니다. 세토피아는 이미 희토류 관련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양사 협력을 통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루 아인 뚜언(Luu Anh Tuan) VTRE(Vietnam Rare Earth JSC) 대표이사(사진)는 1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남성 푸리(Phu Ly)시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나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을 제쳐두고 세토피아와 손을 잡은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세토피아와 VTRE는 현재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베트남 내 원광 채집부터 1·2차 정제, 파우더·금속·영구자석 생산, 엔드유저 공급 등 희토류 밸류체인을 완성을 목표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베트남 현지 광산 보유 희토류 전문기업…세토피아 파트너사

VTRE는 베트남 하남성 푸리시에 위치한 희토류 전문기업이다. 베트남 현지 희토류 광산과 국영 광산 등 4곳의 채굴권을 확보하고 있다. 희토류 채굴부터 정제 등 높은 수준의 희토류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북도, 호주 희토류 광물 보유 기업 ASM·KSM메탈스와 희토류 글로벌 공급망 구축 업무 협약도 체결하기도 했다.

희토류는 신재생에너지, 전자제품, 전기차 부품 등 각종 산업에 널리 활용되는 희귀 물질이다. 강력한 자기 특성을 가지며 미래가치 산업에서 활용되는 중요한 광물자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에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2배 더 많은 희토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현재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탈중국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희토류 매장량 보유국으로 알려져 있다. 세토피아와 VTRE가 손을 잡은 것도 현재 중국 중심의 희토류 관련 공급 시장의 헤게모니를 바꾸겠다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루 대표는 "희토류 시장 글로벌 1위 국가인 중국은 오랜 기간 전문 기업들이 존재해 그들만의 밸류체인이 이미 만들어진 상황으로,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희토류 밸류체인이 구축된 곳은 전무하다"면서 "VTRE는 오랜 기간 연구개발 끝에 희토류를 효과적으로 정제해 산화물까지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희토류 원광들을 제품화할 수 있다는 점이 VTRE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하남성 푸리시에 위치한 VTRE 본사.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합작법인 GCM…채굴-정제-생산-유통 밸류체인 구축

VTRE와 세토피아는 지난 5월 희토류 사업 협력을 위해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합작법인 GCM(Global Critical Material Limited)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희토류의 채굴부터 가공을 통한 금속·파우더 생산, 영구자석 제조, 관련 유통까지 희토류 공급의 모든 단계를 아우를 수 있는 밸류체인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희토류 1차 정제 과정 후 혼합 산화물을 최종 분리하는 친환경적 2차 정제 기술 공장을 국내 환경 평가 등을 거쳐 충북도에 구축하고 향후 탈중국화 희토류 산화물 공급망을 한층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다만 GCM 설립 절차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 세토피아와 VTRE간 지분율은 각각 60%, 40%로 세토피아는 VTRE보다 먼저 30억원을 들여 GCM 주식 60만주를 취득했으나 VTRE는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관련 절차적 지연 탓으로 아직까지 자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루 대표는 "GCM 설립이 한국 기업과 베트남 기업 간 국제적으로 이뤄진 부분이기 때문에 관련 서류 작업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자금 집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다음 달 중 지분 투자가 마무리돼 정식 등록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GCM은 출범 이후 VTRE가 원광에서 생산한 희토류 산화물을 가져와 베트남 법인(GCM VINA METAL)에서 금속으로 제련하고, 세토피아 자회사인 KCM인더스트리에 공급할 계획이다. KCM인더스트리는 이를 네오디뮴 영구자석 분말로 가공해 NS월드에 공급, 최종적으로 네오디뮴 영구자석(NdFeb Magnet)을 생산해 국내외 완성차 및 전기전자 등 관련 수요 기업들에 판매할 예정이다.

NS월드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부품 전문 제조 업체로 세토피아가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VTRE-GCM(GCM VINA METAL)-KCM인더스트리-NS월드'로 이어지는 희토류 밸류체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VTRE가 생산한 희토류 산화물.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완성차 업체와 영구자석 등 논의…베트남 정부 지원 모색도

GCM이 VTRE로부터 공급받을 희토류 산화물은 네오디뮴 영구 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과 디스프로슘(Dy), 테르븀(Terbium) 산화물 등이다. 특히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은 전기차용 구동 모터 및 각종 벨브 등 전기차 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필수 금속이다. 전기차 이외에도 풍력발전기 터빈, 에어컨 실외기 등 일상생활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역시 희토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VTRE는 최근 베트남 본사에서 독일 완성차 업체 두 곳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들 업체가 VTRE를 찾은 것은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인 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디스프로슘(Dy)과 같은 희토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는 것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9년 5월 대(對)미 압박 카드로 희토류를 활용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글로벌 전기차 영구자석에는 대부분 중국산 희토류가 사용되고 있다.

루 대표는 "희토류가 전기차나 첨단 제조업에 있어 필수 소재로 여겨지며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세토피아와 상호 협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희토류 금속 제품을 만들고 이를 전 세계 시장에 확대해 공급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VTRE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 지원도 모색하고 있다. VTRE는 최근 당 후이 동(Dang Huy Dong) 베트남 기획개발연구원(VPDI) 원장과 만나 희토류 사업 확대를 위한 베트남 정부의 정책 입법 방향성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후이 동 원장은 과거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 및 당 중앙위원회 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