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몸에서 발견된 혹의 정체는? [따듯한 동물사전]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2023. 7. 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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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면서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건 매우 일상적인 일이다.

좀 더 살가운 반려동물은 배를 만져 달라고 발라당 눕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몸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돌출된 혹 형태의 구조가 발견될 수 있으며, 그 위치에 따라 혹의 정체를 유추해볼 수 있다.

탈장과 달리 반려동물의 몸에서 발견된 혹이 말랑말랑하지 않고 딱딱하며 밀었을 때 체내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피부 종양을 의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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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종양인 경우 조기 치료 못 하면 생명 위협

(시사저널=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면서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건 매우 일상적인 일이다. 좀 더 살가운 반려동물은 배를 만져 달라고 발라당 눕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반려동물을 쓰다듬다가 평소와 다르게 특정 부분이 혹처럼 볼록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과연 그 혹의 정체는 무엇일까?  

반려동물의 몸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돌출된 혹 형태의 구조가 발견될 수 있으며, 그 위치에 따라 혹의 정체를 유추해볼 수 있다. 우선 배꼽이나 사타구니, 항문 근처에 볼록하게 돌출된 구조가 관찰되고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촉감이 말랑말랑하고 안으로 들어간다면 대부분 탈장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 탈장은 크게 배꼽, 서혜부, 회음부에서 관찰되는데, 복강 내 장기를 지지하는 막이나 근육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장기가 정상적인 위치를 이탈해 튀어나오는 증상이다. 탈장은 그 정도나 위험성을 평가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조기에만 발견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은 질환에 속한다. 

탈장과 달리 반려동물의 몸에서 발견된 혹이 말랑말랑하지 않고 딱딱하며 밀었을 때 체내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피부 종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피부종양은 반려동물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종양이다. 개는 20%, 고양이는 50%가 악성일 정도로 쉽게 넘겨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피부종양의 종류는 지방종, 피지샘종, 비만세포종, 항문주위샘종, 섬유육종 등 세포의 종류만큼 다양하다. 피지샘종, 지방종처럼 대부분 양성인 종양도 있지만, 비만세포종처럼 악성일 확률이 높아 위험한 종양도 있다. 비만세포종은 비만이라는 단어 때문에 살이 찐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세포의 과립이 뚱뚱하게 관찰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일 뿐 비만과는 관련이 없다. 이 과립에는 히스타민과 헤파린이 들어있다. 종양이 진행돼 과립이 방출되는 경우 아나필락시스성 쇼크, 혈액응고 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freepik

유선종양은 악성일 확률 높아  

따라서 이런 비만세포종이 의심되는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다른 종양처럼 마취를 하고 조직을 떼어내는 것이 아닌, 미세침흡인세포검사(Fine Needle Aspiration·FNA)를 진행해 진단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만세포에서 과립이 명확히 관찰되기 때문에 주삿바늘로 세포를 채취해 세포의 형태를 관찰하는 것으로 구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체외에서 혹처럼 만져지는 종양이 모두 피부종양인 것은 아니다.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의 유선 근처에서 만져지는 딱딱한 혹은 유선종양일 확률이 매우 높다. 유선종양은 피부종양에 비해 악성률이 더욱 높으며 주변 림프절, 폐 등으로 전이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게 좋다. 

이렇게 피부에서 혹과 같은 구조가 만져지는 다양한 원인을 알아봤다. 탈장이나 양성 종양처럼 크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는 반면, 악성 종양인 경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피부를 잘 관찰하고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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