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판'에 뛰어든 포드, 전기차값 17%인하…"시장 흔들린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자사 주력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기본 모델 가격을 대폭 낮췄다. 최근 테슬라가 쏘아 올린 가격 경쟁에 포드도 합류한 꼴로,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생산을 시작한 때와도 맞물린다. 외신은 테슬라발 가격 경쟁 심화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을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BC·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기본 모델 가격을 기존 대비 17%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하로 F-150 라이트닝 기본 모델인 프로의 가격은 5만9974달러(약 7600만원)에서 4만9995달러로 조정된다. 고급 모델인 플래티넘은 기존 대비 6.2% 인하된 9만1995달러다.
포드 측은 이번 인하 결정이 공급망 차질 문제 해소에 따른 재료비 절감과 공장 생산량 증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포드 모델E의 마린 자자 최고 고객 책임자는 "F-150라이트닝 출시 직후 공급 제약 등으로 재료비가 급격히 상승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접근성과 경제성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며 비용 감소 및 생산량 증가를 가격 인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포드는 지난 2021년 출시된 F-150라이트닝 모델 가격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이유로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려왔다. 출시 당시 4만달러였던 F-150라이트닝 프로 가격은 지난 3월 약 6만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외신은 포드의 가격 인하가 전기차 시장 내 가격 경쟁 심화로 여러 업체가 판매량 감소와 재고 증가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짚었다. 올해 상반기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로이터는 "포드의 이런 움직임(가격 인하)은 몇 달 전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 경쟁 중에 나온 것으로,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면서 포드 등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기차가 판매 대리점에 '재고'로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과잉 재고를 보고하고 있다. 이는 새로 출시된 전기차 모델이 수개월이 걸리는 대기자 명단에 올랐던 1년 전과는 상반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미국 전기차의 재고량은 92일 치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의 재고량인 54일 치는 물론 반도체 부족 등으로 차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의 70일 치보다도 많은 것이다.
WSJ은 재고 차량은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체 차량이 대부분이라며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경쟁에 테슬라 이외 다른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자동차 산업이 미래를 걸고 있는 기술 분야(전기차) 시장이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한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실시한 급격한 가격 인하와 할인 혜택에 힘입어 2분기 차량 인도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업체들은 이 영향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포드의 이번 인하가 일시적으로 F-150라이트닝 판매량을 증가하는 주요 동력이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포드의 전기차 사업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F-150라이트닝 가격이 여전히 출시 당시보다 높고, 최근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포드 전기트럭 가격은 출시 당시 4만달러보다 여전히 높다. 궁극적으로 비용이 낮아지지 않는 한 (포드 전기차 사업의) 이익은 어쨌든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올해 전기차 부문 손실이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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