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밀착 전략 통했나… 네타냐후, 미 초청 받아

이스라엘 사법개혁 등 갈등에도
바이든, 한 발 물러나 대화 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 7개월여 만에서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다. 사법부 무력화와 정착촌 확장에 네타냐후 총리와 거리를 두던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의 중국 밀착 움직임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에 비판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내면서 전통 우방인 양국 간 긴장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진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를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구체적인 방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연말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줄곧 미국 대통령의 방미 초청을 받지 못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확장이 미국이 지향해온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무시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풀이됐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부 무력화 입법 추진 등으로 비민주적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는 문제를 삼아왔다.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네타냐후 총리 초청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내각 일부의 극단적 행동과 사법부 권한 축소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혀 양국 간 긴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이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로 도약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은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고 양국 동맹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대화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냉랭한 분위기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네타냐후 총리와 대화에 나선 것은 최근 이스라엘과 중국이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