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109일째’ 최저임금 심의… 막판 표결 가능성

오늘 전원회의 열고 막판 협의
노사 양측 요구 격차는 835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역대 최장 기간(2016년 108일)을 넘긴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전원회의를 열고 막판 협의에 들어간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개입보다는 노사 자율성에 기초한 합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안팎에선 고시(8월 5일) 일정을 고려해 마지막 수순으로 표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심의 109일째인 이날 최저임금위는 노사가 각각 제출할 7차 수정안을 기초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합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전원회의에서 제6차 수정안으로 각각 1만620원, 9785원을 제시했다. 격차는 835원으로, 최초 요구안의 격차가 259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 좁혀졌다. 당초 지난주 최저임금위 심의에서 표결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올해 심의에서 노사 자율성에 기반한 협의와 타협을 내세우며 심의를 연장했다. 임금 협의의 주체가 노사인 만큼 최저임금 논의에서도 양측 간 입장 차이가 크더라도 최대한 의견 조율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3년간 공익위원들이 전원회의 막판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한 후 중재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간 것과 다른 양상이다. 노동계 안팎에선 역대 최장 심의 기록을 넘어선 것보다 합의를 통한 결과 도출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최근 노·정 갈등 속에 협의를 통해 최저임금 심의가 마무리되면 관계 설정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다만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의 입장 차가 큰 만큼 이날 협의가 진행되다가 ‘최저임금 1만 원’을 두고 소모전을 거듭할 경우 표결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저임금 심의에서 인상률이 3.96% 이상 오르면 내년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넘어서게 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전년 대비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05%), 올해 9620원(5.0%)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