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 카르텔 폐지→수해복구 재정"…尹대통령 '추경 없다' 재확인

박소연 기자, 안채원 기자 2023. 7. 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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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국무회의서 수해 대응, 순방 성과 등 직접 설명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대규모 사상자를 낸 집중호우와 관련해 "천재지변이니 '어쩔 수 없다' 이런 인식은 버려야 된다"며 공무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또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해를 빌미로 고개를 들 수 있는 야권의 추경(추가경정예산)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면서 건전재정 기조 속에 예산의 효율적 운용으로 재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은 최근 대규모 부정·비위가 적발된 민간단체 보조금 예산을 원점(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보조금 선정과 집행 과정에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에게 이권 카르텔 척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이권 카르텔이 차지하던 예산을 없애는 등의 방법으로 수해 복구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재난관리 대응 방식 근본적으로 바꿔야"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대통령으로서 매우 마음이 무겁다"며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와 복구 작업, 그리고 피해자 지원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인력, 재난 관련 재원, 예비비 등 정부의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전날 방문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산사태를 언급하며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의 근본적 전환과 개선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종류의 산사태였다. 저 역시 이런 산의 붕괴는 처음 봤다"며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확 바꿔야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천재지변 양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례없는 이상기후에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평소에도 체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디지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전날에 이어 사전 통제와 선제적 대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첫째도 국민 안전, 둘째도 국민 안전"이라며 "특히 집중호우로 침수 위험이 있는 저지대의 출입 통제와 선제적 대피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 방문, 연대·희망 메시지 전하고 싶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 마린스키 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7.16.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지난주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순방과 관련, "작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안보 위기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자유의 연대를 구축했다면 올해 나토 회원국과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들이 함께 추진할 보다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이번에는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와 한국간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 나토의 군사정보공유시스템(BICES) 가입 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배경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항공편, 여러 시간에 걸친 차량, 11시간의 우크라이나에서 제공한 열차를 타고 방문한 다소 위험하고 험난한 길이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을 대표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완전히 자유를 되찾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유와 인권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함께 지지해 주시고 동참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퇴각하면서 어린이 놀이터에까지 지뢰를 매설한 점 등을 말하면서 절박한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알렸다.

또 윤 대통령은 "가장 힘들 때 국제사회가 내밀어준 손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지 잘 아는 우리 국민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꺼이 찾아가 책임있게 기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실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대한민국-폴란드-우크라이나 정부 간 '3각 협력 체계'가 구축됐다"고 했다. 또 나토 정상회의 기간 진행한 13개 국가와의 양자 정상회담 주요 성과를 상세히 나열하며 "유럽의 주요 국가들과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기술협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투명한 정보공유·문제시 방류 중단 밝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기시다 총리는 제게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에 관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와 아울러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방류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올해 3월부터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각 분야에서 개선되는 가운데 양국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우리의 글로벌 안보협력 확대가 우리의 글로벌 경제 공급망 확충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 부처는 이번 순방 기간 도출된 여러 합의가 체계적으로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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