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위기 피할 수 있을까[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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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행 주최 국제세미나 등을 찾은 중국 경제학자들은 "한국 외환위기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한 정책은 무엇이고,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가?" 등을 집요하게 묻곤 했다.
2000년대 초부터 한동안 우리나라 정부나 경제연구소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빗나간 이유도 '중국 특수(特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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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행 주최 국제세미나 등을 찾은 중국 경제학자들은 “한국 외환위기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한 정책은 무엇이고,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가?” 등을 집요하게 묻곤 했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외환위기, 또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 경제위기에 관한 세미나가 유독 많았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우리나라 경제학자나 정책결정자에게 경제위기의 원인, 징후, 처방 등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던 중국 경제학자들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중국이 언젠가 닥칠지도 모를 경제위기를 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으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중국 경제가 언젠가 고꾸라지려 하면 외환위기로 주저앉았던 ‘한국 사례’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심각한 위기로 치닫는 것은 막으려고 했던 것이 그 시절 중국 경제학자들의 목표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중국의 관변 연구소에 한국 경제,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가 겪은 크고 작은 위기에 대한 방대한 분량의 연구 결과가 축적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 자국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한국보다 나은 국가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 경제는 역사나 깊이라는 측면에서 중국과 바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념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최근 국가(정부) 주도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에 힘입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초고속 성장을 한 한국과 중국의 경제 궤적에는 유사점이 많다. 그런 중국 경제에서 최근 생산된 경제 지표 중에서 가장 상서롭지 못한 지표는 물가다. 올해 6월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였다.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올해 6월 낙폭은 2015년 12월(-5.9%)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2월 1.0%를 기록한 뒤 3∼5월 1% 미만을 기록하다가, 6월에는 0%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중국 생산자물가가 -6%대, 소비자물가가 -2%대까지 추락할 경우 중국 물가상승률은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물가가 곤두박질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위험보다 디플레이션의 위험은 훨씬 크다. 최근 서방 언론도 중국 경제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사실 최근 10∼20년 한국 경제가 실력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십중팔구 중국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초부터 한동안 우리나라 정부나 경제연구소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빗나간 이유도 ‘중국 특수(特需)’ 때문이었다. 그때야 빗나가도 성장률이 높아지는 쪽이었으니 즐거운 일이었지만, 앞으로 중국 때문에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아지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될 것이다. 한·중 경제 관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만큼 깊어졌다. 중국 특수라는 우호적인 시나리오가 ‘중화론(中禍論)’이라는 악몽으로 바뀌지 않도록 미리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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