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재난안전망…오송 침수 상황 전파 '동맥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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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를 우려한 주민 등의 신고에도 신속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여러 갈래로 나뉜 재난안전통신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우려와 차량 통제를 요구하는 신고를 경찰과 여과 없이 재난상황통신망에 전달하거나 경찰 스스로 즉시 대응했다면, 청주시가 기민하게 이를 전파했다면 운전자와 승객 등 1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참사는 막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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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화된 재난안전통신망…도로관리청 침수 위험 감지 못해
[청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오송 지하차도 침수를 우려한 주민 등의 신고에도 신속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여러 갈래로 나뉜 재난안전통신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충북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궁평2 지하차도가 침수되기 40여 분 전인 지난 15일 오전 8시를 전후해 지하차도 통제를 요구하는 112 신고 여러 건이 접수됐다.
지하차도 침수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임시 제방을 관리하는 교량 공사 현장 관계자도 경찰에 이를 알렸다. 임시 제방 붕괴 위험과 인근 지하차도 침수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신고자는 경찰에 오송 궁평2 지하차도 통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관계 기관이 공유하는 재난안전통신망에 "제방 넘쳐 주민 대피 필요"로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메시지는 도로관리청인 충북도에 전해지지 않았다. 일선 경찰의 재난안전 관련 메시지는 청주시와 공유하는 '청주재난상황01' 공통통화그룹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원화된 재난안전통신망 때문에 궁평2 지하차도 도로관리청은 침수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셈이다. 청주시가 충북도와 공유하는 '충북재난안전01' 공통통화그룹에 이를 재전파할 수 있으나 청주시는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
궁평2 지하차도 통제 요구를 받은 경찰은 엉뚱하게도 수백 미터 떨어진 궁평1 지하차도로 인력을 보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무전 음성으로 (메시지가)들어오는데 폭우가 내린 당일 토사유출과 도로 침수 신고가 많아 무전량이 상당했다"면서 "경찰이 어떤 무전을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충북재난상황01와 충북재난상황02 등 2개의 공통통화그룹을 운영 중이다. 01 그룹의 메시지는 도내 11개 시·군, 충북지방경찰청, 소방본부 등 23개 기관이 공유한다. 02 그룹은 훈련용이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청주재난상황01 공통통화그룹에는 청주시와 청주 3개 경찰서, 2개 소방서, 군부대가 참여하고 있다.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우려와 차량 통제를 요구하는 신고를 경찰과 여과 없이 재난상황통신망에 전달하거나 경찰 스스로 즉시 대응했다면, 청주시가 기민하게 이를 전파했다면 운전자와 승객 등 1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참사는 막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충북도 관계자는 "재난안전통신망 채널이 달라 도는 경찰의 재난안전 무전을 수신하지 못했다"면서 "당일 괴산댐 월류와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긴박한 수해 상황이 겹쳐 기민한 대응이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이 엇박자를 내는 사이 우려했던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은 같은 날 오전 8시45분께 무너졌고, 쏟아져 나온 미호강 강물은 436m 지하차도를 집어삼켰다.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졌다.
국무조정실은 침수 전 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가 제때에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c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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