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부풀린 '업 계약서' 통해 깡통주택 280채 유통…310억 챙겨

김근주 2023. 7. 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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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와 오피스텔로 '깡통 주택'을 만들어 전세 보증금 등 310억원 상당을 가로챈 전세 사기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돼 20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2021∼2022년 수도권 지역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280채를 실제 매매가보다 30%가량 높은 가격에 매매 계약을 작성하고 세입자에겐 부풀린 시세대로 전세보증금을 받은 후 차액을 나눠 가졌다.

이들 조직 중 일부는 깡통 전세를 준 빌라 등을 담보로 은행 등에 66억원 상당을 대출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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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찰,전세사기 조직 91명 검거·20명 구속…주도자에 범죄집단조직죄 적용
피해 세입자 120명에 27명은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보증금도 못받아
울산경찰청, 전세사기 브리핑 [촬영 김근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빌라와 오피스텔로 '깡통 주택'을 만들어 전세 보증금 등 310억원 상당을 가로챈 전세 사기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돼 20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시세를 부풀려 전세 보증금을 비싸게 받는 이른바 '업(UP) 계약서' 수법으로 전세보증금을 비싸게 받은 후 차익을 나눠 가지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경찰청은 무등록 부동산 컨설팅업체 직원 등 전세 사기 일당 91명을 붙잡아 20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범행을 주도한 7명에겐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했다.

이들은 2021∼2022년 수도권 지역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280채를 실제 매매가보다 30%가량 높은 가격에 매매 계약을 작성하고 세입자에겐 부풀린 시세대로 전세보증금을 받은 후 차액을 나눠 가졌다.

특히, 빌라와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 파악이 힘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이하 보증보험) 가입 때 감정평가사의 평가액을 활용한다는 허점을 노렸다.

감정평가사와 짜고 해당 깡통 주택 감정평가액을 높여 HUG에 제출해 시세를 조작한 후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맺은 것이다.

전세사기 범행 구조도 [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깡통주택을 자체적으로 모집한 허위 매수인에게 부풀려진 가격에 팔아 매도자에겐 실거래가격만 주고, 나머지 차액(1채당 2천만~8천만원)을 챙겼다.

이들에게 이름을 빌려준 허위 매수자는 대부분 울산에 거주하는 61명으로, 건당 100만원을 받았고, 사례비로 7천만원을 받은 명의 대여자도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피해자인 전세 세입자는 120명인데, 이 중 27명은 보증보험에조차 가입하지 않아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HUG 역시 보증보험에 가입한 93명에게 전세금 전액(총 180억원 상당)을 지급해야 해 피해를 봤다.

이들 조직은 세입자를 모집할 때 'HUG가 전세 보증금을 100% 보증한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이들 조직 중 일부는 깡통 전세를 준 빌라 등을 담보로 은행 등에 66억원 상당을 대출받기도 했다.

울산 지역 조직폭력배 6명이 포함된 이들은 은행을 속이기 위해, 마치 세입자가 없는 것처럼 전입세대 열람명세서 등을 조작했다.

전세사기 총책 등이 구입한 외제 스포츠카 [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세사기 일당의 총책인 20대 A씨 등은 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사거나 요트를 타는 등 호화롭게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부동산 55채(시가 95억원)를 범죄수익으로 특정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를 추진 중이다.

경찰은 감정평가사 2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의 대여비를 받을 목적으로 깡통 전세를 소유할 경우 전세사기 공범이 될 수 있다"며 "임차인은 전세금이 합당한지 복수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확인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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