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XX 광고판 사라졌다' 사장님 마음 바꾼 초등생의 손편지

김진방 2023. 7. 18. 11: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학교 인근 전주 한옥마을 식음료 매장 두 곳을 방문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전달했다.

한 상인은 풍남초를 방문해 "풍남초 학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답장 손 편지와 간식을 전달하고 광고 문구를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주 풍남초 학생들 인근 상가에 손편지 전달…지역 상인 화답
전주 풍남초 학생들이 쓴 손편지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마약XX이 아닌 소문난XX, 대박난XX 같은 단어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요?'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학교 인근 전주 한옥마을 식음료 매장 두 곳을 방문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전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풍남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라는 당찬 자기소개로 시작된 편지에는 식음료 매장에서 사용하는 '마약XX'이라는 광고 문구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이 가지런하게 적혀 있었다.

편지에는 마약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마약XX'이라는 광고 문구가 자칫 마약을 쉽게 여기게 하고, 외국인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편지에는 "이번에 '마약'을 주제로 수업을 했는데 그러던 와중 '마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옥마을 곳곳에 있는 마약XX 사장님들께 이러한 제안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게 됐습니다. 마약 대신 '소문난', '대박', '원조' 같은 문구를 사용해 보세요"라는 대안도 들어있다.

손 편지 전달하는 풍남초 학생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아주 공손한 어투의 손 편지를 받아 든 인근 상인들은 아이들의 제안에 화답했다.

한 상인은 풍남초를 방문해 "풍남초 학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답장 손 편지와 간식을 전달하고 광고 문구를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풍남초 학생들이 편지를 작성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19∼23일 진행된 '약물예방 교육주간' 토론 수업 덕분이다.

김도신 풍남초 보건교사는 5∼6학년 학생 71명과 학교 인근 상가에 써진 '마약XX' 광고문구에 관해 토론하고, 대안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김 교사는 직접 편지를 써서 전달하자는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71개의 손 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는 "학교 주변에서 '마약XX'이라는 광고문구를 쉽게 볼 수 있어 이런 수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면서 "처음에는 손 편지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상인분들에게도 닿았는지 편지를 전달하고 이틀 뒤에 가보니 정말로 광고문구가 '마약'에서 '원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편지를 직접 전달한 학생 대표 황건하·차노영 학생은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 기대 반 의심 반이었는데 손 편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져 너무 뿌듯하다"면서 "좋은 결정을 해주신 사장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약'에서 '원조'로 바뀐 광고문구 [전주 풍남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inaki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