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골프’ 홍준표 “어긋난 행동 안 해”…국힘 진상조사

신민정 2023. 7. 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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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적인 폭우 상황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를 친 일을 두고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한겨레> 에 "(김 대표가 홍 시장의 골프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홍 시장이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일 때 당 정책조정위원장을, 2011년 대표일 때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땐 홍 시장이 김 대표를 물밑 지원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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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폭우]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적인 폭우 상황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를 친 일을 두고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홍 시장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한겨레>에 “(김 대표가 홍 시장의 골프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나 “당에서 (홍 시장의 골프를)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사실관계 및 진상 파악이 된 이후에 후속 조치 이야기가 있지 않겠나 본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20일 오후 회의를 열어 홍 시장 징계 절차를 시작할지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홍 시장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때도 그렇고 항상 심하게 당해서 익숙하다. 정치 27년 하면서 수없이 당했다”면서도 “내가 을인데, 윤리위에서 오라고 하면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매일신문>이 보도했다.

홍 시장은 집중호우로 경북 산사태가 일어났던 지난 15일 오전 대구 팔공산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홍 시장은 17일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리강령은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가 벌어졌을 때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김병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 국민에 비해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수해로 전국민적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 골프장을 찾는 건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다”라고 홍 시장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직도 ‘국민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 나는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시 홍 시장의 행동을 확인해보고, 당헌·당규를 위반한 게 있으면 그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사실관계 확인 지시는 국민의힘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당대표로서 내린 것이지만, 지난 3~5월 김 대표와 홍 시장 사이에 벌어졌 극심한 갈등이 다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홍 시장이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일 때 당 정책조정위원장을, 2011년 대표일 때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땐 홍 시장이 김 대표를 물밑 지원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의 당대표 당선 이후 홍 시장이 에스엔에스(SNS)에 “당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는 있냐”는 등 김 대표를 비판하면서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홍 시장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설전을 벌이자 김 대표가 지난 4월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거기에 전념하시면 좋겠다”고 지적했고, 이에 홍 시장이 반발하다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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