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값 때문에 예물까지 팔아”...빚 1억에 허덕이는 ‘소통단절’ 부부
돈도 소통도 메말라버린 사막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지난 17일 방송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11세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 7년차를 맞은 부부가 등장했다.
42세인 남편은 “(아내가 ‘결혼지옥’)에 안 나가면 이혼한다더라. 경제적 문제도 있고 제가 욱하는 성격도 있어 나오게 됐다”며 방송을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아내는 남편을 두고 “벽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돌쟁이 아이와 이야기하는 게 편할 정도”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남편은 제작진과 사전 인터뷰에서도 약 1시간 30분 동안 아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 남편이 입을 여는 순간은 오직 돈 문제뿐이었다.
부부의 하루는 남편의 대출상담 전화로 시작됐다. 남편은 아내 모르게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었다. 남편은 7년간 쌓인 빚이 “총 9200만원 정도 된다. 주택담보 대출만 4000만원이 남았다”고 전했다.
남편은 대출 상담을 받는 이유에 대해 “받은 대출 이자가 너무 세 저금리로 돌리려 한다. 세 군대에서 받던 대출을 한 군데로 돌리면 이자가 덜 나가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아내는 “신혼 초에 다니던 남편 회사의 임금 체불이 됐고 반년 동안 월급을 못 받았다. 가족이 늘어 이사하며 집 담보대출을 받았다. 생활비 때문에 대출도 과하게 받았고, 전 회사에서 못 낸 국민연금 미납 통지서까지 날아와 빚이 늘게 됐다”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이 대출과 관련한 이야기를 본인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내며 남편이 대출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말을 해주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내는 남편이 16년차 용접공이지만 월급이 3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아내는 “고정 지출이 250만원이 넘는다. 납부할 돈이 안 되고, 최소 금액만 납부하는 리볼빙 서비스를 쓰고 있다”고 했다.
아내는 빚을 갚기 위해 보험 설계사, 학습지 선생님, 마트 일까지 다양한 일을 해왔다. 그러나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현재는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아내는 빚을 빠르게 청산하기 위해 남편에게 둘다 투잡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남편은 쓰러지겠다며 거절했다고.
오랜만에 외출에 나선 아내는 보험회사에 입문을 시켜준 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지난 달 카드 값 갚으려고 예물 다 팔았다. 결혼할 때 받은 예물 다 팔았다”며 아이들의 돌반지까지 팔아야 했다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때 일이 많았다. 남편 전 회사 동생과 술을 마셨는데 옆 테이블과 시비가 붙어 합의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출 받자기에 예물을 팔아 쓰라고 했다. 예물을 팔고 밖을 나오니 눈물이 너무 나더라. 내가 이러려고 파는 게 아닌데, 이러려고 받은 게 아닌데”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수중에 돈이 전혀 없으니까 손발이 묶인 것 같았을 거다. 그러면 어려움이 더 커진다. 자존감 저하에 대인 관계까지 단절이 되니까 서글펐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현재 생활비는 누가 벌고 있냐는 질문에 아내는 “누가 맡고 그런 것이 없이 상황에 따라 남편이 낼 때도 있고 제 카드를 쓸 때도 있다”고 했다.
남편은 생활비를 주고 싶어도 상황이 어려워 주지 못했다며 아내라면 그런 상황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아내는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겠냐는 의견을 보였다.
남편은 유년시절 말을 할 때마다 발음이 샌다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기억과, 지나치게 엄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고백했다.
이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이 분은 ‘말해봤자 혼만 더 나네’ 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이 내면 안에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말이 필요한 상황일수록 입을 닫게 됐다. 말을 안 하면 감정 중에서 굉장히 공격적인 감정을 행동으로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오은영은 “구체적 체계적 계획을 세워 빚을 갚아야 한다. 지출의 우선순위를 잡고 덜 중요한 지출은 줄이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으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내에게 “남편 분은 의견을 이야기했을 때 의견이 수용되어진 경험이 적다. 이 경험을 아같이 하셔야 할 것 같다. 남편 분이 ‘아내는 내 말을 들어주네’, ‘내 의견을 귀담아주네’ 이런 경험을 실제로 할 수 있도록 이런 대화를 많이 연습하고 배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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