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공매도 백기투항?"…에코프로 '쇼트스퀴즈' 업고 코스닥 시총 1위
'울며 겨자먹기'로 빌린 주식 되갚는 '쇼트스퀴즈' 가능성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에코프로(086520)가 장 초반 14% 급등하며 114만원까지 올랐다. 올 초와 비교하면 무려 1000% 이상 뛰었다. 시가총액은 30조원을 넘기며 코스닥 시장 시총 1위에 등극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와 비교해도 카카오(035720)를 제치고 시총 10위권에 들 수 있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에코프로의 공매도 대량보유자인 JP모간이 7만주나 순매수하면서 '쇼트 스퀴즈'(숏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41분 현재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12만2000원(12.21%) 오른 11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 초반 15% 가까이 급등하며 114만8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초와 비교하면 무려 1015% 폭등했다.
에코프로가 만약 이날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어 황제주 반열에 오른다면 코스닥 시장에선 16년 만에 황제주가 탄생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도 등극한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주가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 JP모간 등에서 7만주에 가까운 매수주문이 나오는 중이다. 현 시각 기준으로 외국인은 1368억원, 기관은 1227억원어치를 쓸어담고 있다.
JP모간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외국계 기관이다. 이런 곳에서 114만원을 넘긴 에코프로를 하루에 7만주나 대량으로 순매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JP모간이 주가 급등으로 인해 그간 보유했던 공매도 잔고를 강제로 청산하는 '쇼트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쇼트 스퀴즈란 주가하락을 기대했던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상승 압박을 못 이겨내고 발빠르게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경우 주가는 급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36만2377주로 전체 주식의 5.12%가 공매도로 잡혀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 없는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뒤, 추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빌린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이다.
실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연초 50만주 선에서 주가가 급등하던 4월부터 빠르게 증가해 6월1일엔 180만주를 넘겼다. 잔고 기준으로 연초 대비 260%나 급증한 것이다.
에코프로 주가가 너무 고평가 됐고, 앞으로 하락이 확실시된다고 판단해 주가 하락에 베팅한 외국인과 기관이 많았다. 이날 기준으로 JP모간 외에도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날 JP모간의 7만주 순매수 역시 '쇼트 스퀴즈'로 추정된다.
일반 주식거래는 평가 가치가 0원이 될 경우 원금을 모두 날리는 수준이지만 공매도는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JP모간이 만약 지난 4월 에코프로 주가가 50만원 선일 때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면 현재 손실은 200%가 넘는다.
그럼에도 외국계 기관은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버틸 여력이 있다. 실제로 손실을 감내하며 90일 이상 장기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기관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쇼트 스퀴즈가 발생하는 것은 '상환 의무' 때문이다.
외국계 기관은 공매도 상환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는 대신, 빌려준 주식의 원 주인이 해당 주식을 차익실현 등의 이유로 매도하려 할때 즉각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반면 개인은 대주(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것)를 하면 상환기한인 90일 이내엔 갚지 않아도 된다. 또 90일씩 여러번 상환기한 연장 신청도 할 수 있다.
이번에 에코프로에 대한 쇼트 스퀴즈가 나오는 것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대규모 차익실현 욕구가 나왔고, 이에 따라 공매도를 쳤던 외국인과 기관이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을 상환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선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주가 하반기에도 '질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해 가는 중이란 이유에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2차전지 섹터 주가 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상반기에는 수주 모멘텀이 양극재 위주였다면, 하반기에는 양극재뿐 아니라 분리막 등 많은 소재들이 본격 계약이 체결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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