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박수영 “내비가 우회로 안내했다면 참사 막았을 것”

이두리 기자 2023. 7.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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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도로 우회하다 변 당했는데···
티맵 “상황 추정해 경로 바꿀 수 없어”
민주당 “전 정부 이어 내비 탓까지”
집중호우에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실종자 수색과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내비게이션이 우회로를 안내했다면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청주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 참사로 5명의 사망자가 나온 버스는 폭우로 인해 침수된 기존 노선을 우회해 운행했다가 변을 당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우경보가 내리면 지하차도 등 침수 우려지역을 우회하도록 (내비게이션을)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내비게이션이 우회로를 안내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참사로 인해 사망자 5명이 발견된 버스는 원래 오송 지하차도를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기존 노선인 강내면 일대가 침수돼 도로가 통제되자 버스 기사가 우회 운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지하차도에서 300~400m 정도 떨어진 임시 제방이 붕괴하면서 미호강이 범람해 흙탕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제방이 무너진 뒤 2~3분 만에 6만t의 물이 터널을 덮쳤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행복청이 공사 과정에서 제방을 모래 등으로 부실하게 쌓아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에 따르면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도로공사 등 관계 기관들로부터 재난 상황을 전달받아 경우에 따라 경고 문구를 송출하거나 우회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가 자체적으로 우회도로를 판단해 안내하는 것은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맵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큰길을 두고 좁은 길로 우회 안내를 하면 교통체증이 크게 발생할 수 있고 우회 안내한 길에 다른 재난 상황이 있을 수 있기에 업체 측에서 상황을 추정해 함부로 경로를 바꿔버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비게이션에 우회도로를 입력해 송출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비상 재난 상황 시 실시간으로 우회도로를 안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행정적인 교통 통제를 통해 차량 진입을 막아야지, 내비게이션 탓을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은 현장 공무원 탓하는 데 급급하고,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와도 소용없었다며 발뺌하고, 집권 여당은 전 정부 탓에 이어 내비게이션 탓을 한다”며 “국민 눈에는 여당의 수준 낮은 책임회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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