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박수영 “내비가 우회로 안내했다면 참사 막았을 것”
티맵 “상황 추정해 경로 바꿀 수 없어”
민주당 “전 정부 이어 내비 탓까지”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내비게이션이 우회로를 안내했다면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청주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 참사로 5명의 사망자가 나온 버스는 폭우로 인해 침수된 기존 노선을 우회해 운행했다가 변을 당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우경보가 내리면 지하차도 등 침수 우려지역을 우회하도록 (내비게이션을)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내비게이션이 우회로를 안내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참사로 인해 사망자 5명이 발견된 버스는 원래 오송 지하차도를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기존 노선인 강내면 일대가 침수돼 도로가 통제되자 버스 기사가 우회 운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지하차도에서 300~400m 정도 떨어진 임시 제방이 붕괴하면서 미호강이 범람해 흙탕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제방이 무너진 뒤 2~3분 만에 6만t의 물이 터널을 덮쳤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행복청이 공사 과정에서 제방을 모래 등으로 부실하게 쌓아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에 따르면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도로공사 등 관계 기관들로부터 재난 상황을 전달받아 경우에 따라 경고 문구를 송출하거나 우회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가 자체적으로 우회도로를 판단해 안내하는 것은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맵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큰길을 두고 좁은 길로 우회 안내를 하면 교통체증이 크게 발생할 수 있고 우회 안내한 길에 다른 재난 상황이 있을 수 있기에 업체 측에서 상황을 추정해 함부로 경로를 바꿔버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비게이션에 우회도로를 입력해 송출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비상 재난 상황 시 실시간으로 우회도로를 안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행정적인 교통 통제를 통해 차량 진입을 막아야지, 내비게이션 탓을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은 현장 공무원 탓하는 데 급급하고,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와도 소용없었다며 발뺌하고, 집권 여당은 전 정부 탓에 이어 내비게이션 탓을 한다”며 “국민 눈에는 여당의 수준 낮은 책임회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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