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욕하는 거 아냐?’ 직원 메신저 불법 촬영·증거인멸한 송파 OO어학원 논란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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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초등부 영어학원으로 유명한 서울 송파구의 한 어학원에서 직원의 PC를 열어 메신저 대화창을 몰래 열람하고 촬영한 상사가 경찰에 신고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초 어학원의 ㅇ부장이 직원 몰래 개인 메신저를 무단 열람하고 촬영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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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초등부 영어학원으로 유명한 서울 송파구의 한 어학원에서 직원의 PC를 열어 메신저 대화창을 몰래 열람하고 촬영한 상사가 경찰에 신고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초 어학원의 ㅇ부장이 직원 몰래 개인 메신저를 무단 열람하고 촬영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A어학원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ㄱ씨는 사내 동료들과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를 유심히 본 ㅇ부장은 ㄱ씨가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 몰래 ㄱ씨의 PC를 열고 대화창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촬영한 대화창 사진을 원장에게 보고했다.
원장은 ㄱ씨를 원장실로 호출해 왜 O부장의 뒷담화를 하느냐며 고성과 함께 추궁했다. ㄱ씨가 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원장이 “O부장이 교육을 제대로 했는데 이렇게 퍼포먼스도 나쁘면서 어디서 이런 행동을 해”라며 “내가 O부장이라면 벌써 명예훼손으로 신고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진 당일 저녁, 원장은 수습기간이었던 ㄱ씨에게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 다른 직원들의 연락처를 원장이 보는 앞에서 지우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추가 증언했다.
ㄱ씨는 퇴사 일주일이 지난 후 ㅇ부장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해당 어학원에 출동해 CCTV를 확인해 보니 원장이 ㄱ씨의 개인 업무용 컴퓨터 본체를 교체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했고, 학원 직원 2명에게 참고인 확인서를 허위 작성을 지시한 혐의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증거 확인을 위해 경찰이 다시 해당 어학원으로 출동했으나 원장은 “고소인이 이상하고 문제가 있었다”며 “스스로 알아서 나갔으면서 억울하다고 우리에게 보복을 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어학원의 부장 및 원장을 비밀누설 유포, 강요협박 및 증거인멸 등으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경찰은 어학원 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보완수사를 할 계획이다.
ㄱ씨는 “이 일을 겪으면서 심담허겁증상이 생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그냥 넘어가려고도 했지만 증거를 인멸하고,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음해를 하려는 행동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차연수 제이에스인사노무컨설팅 노무사는 “상사가 제보자의 험담을 다른 직원들한테 퍼트린 경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며 “퇴사를 했어도 상사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가능하다. 또한 상사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지위에 있는 자일 경우 괴롭힘이 인정되면 노동청을 통해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어학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사건을 처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 [끝까지 간다]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을 겪고 있는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끝까지 취재해 세상에 알리겠습니다. 제보는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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