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상은 처음" 이적 3G 만에 5개월 이탈했지만…재활 올인 이명기, 한화 가을야구 꿈꾼다
[OSEN=이상학 기자] “야구하면서 슬라이딩하다 다친 적이 없었는데…”.
한화 외야수 이명기(36)는 지난겨울 첫 FA 자격을 얻었으나 팀을 찾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난 2월 중순 1년 최대 1억원에 사인&트레이드로 NC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외야 즉시 전력이 필요했던 한화가 베테랑 이명기를 데려오며 뎁스를 더했다.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맞이한 이명기는 그러나 3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4월7일 대전 SSG전에서 5회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2루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비골 말단부가 골절됐다. 이튿날 수술대에 올랐고, 실전 복귀까지 최대 5개월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SK 시절이었던 지난 2013년 5월8일 문학 두산전에서 외야 펜스에 스파이크가 끼이는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10년 만에 가장 큰 부상이었다.
이명기가 빠진 뒤 한화는 극심한 타선 부진에 시달리며 꼴지로 추락했다. 외야수들의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000타석 이상 기준으로 현역 타자 통산 타율 10위(.306)로 검증된 타자인 이명기가 있었더라면 타선이 그렇게까지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서산 재활군에서 4개월째 재활 중인 이명기는 “뼈는 한 달 전에 붙었고, 지금은 근력을 붙이는 과정에 있다. (지난 11일부터) 티배팅을 치고, 제자리에서 공을 던지는 기술 훈련도 시작했다”며 “생각지도 못하게 다쳐 낙담하긴 했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변수는 있는 법이다. 마음을 다잡고 재활에 모든 포커스를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상 상황에 대해 이명기는 “슬라이딩을 들어가는데 2루수가 태그를 위해 붙는 느낌이 들어 피하려고 하다 다쳤다. (4월초라서) 날씨도 추웠고, 그라운드가 딱딱해 잘 미끄러지는 상태였다. 야구하면서 슬라이딩을 하다 다친 적은 없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당시 이명기는 왼발로 2루를 먼저 찍었으나 오른 뒷발이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베이스 앞에서 꺾여 발목이 부러졌다.
이명기가 이탈한 뒤 한화 선수들은 모자에 그의 등번호 ’14’를 새기며 쾌유를 기원했다. 이명기는 “같이 한 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렇게 생각해줘 고맙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허물 없이 잘 지냈다. (정)우람이형이 누구보다 많이 안타까워했고,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며 연락하곤 한다”고 말했다.
4월을 꼴찌로 마친 한화는 5월을 기점으로 반등했고, 6~7월에는 18년 만에 8연승을 달리며 5강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명기는 “처음 팀에 왔을 때 우리 전력이 생각보다 약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즌 초반 아쉽게 지는 경기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선수들이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이기는 맛을 알아가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명기도 하루빨리 재활을 마치고 1군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수술을 하고 잠시 집에 다녀온 뒤 서산 재활군에 들어와 3개월 넘게 머물고 있는 이명기는 “재활에 전념하기 위해 다른 것은 다 참고 있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사우나를 한 뒤 물리 치료를 받고 웨이트로 보강 운동을 한다. 오후에는 기술 훈련을 하고, 다시 치료를 받은 뒤 사우나를 한다. 배민규 트레이닝코치님이 선수 재활 경험이 많으셔서 잘 봐주신다. 100% 의지하고 간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KIA에서, 2020년 NC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이명기는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재활을 마치고 실전에 복귀할 때까지 한화가 가을야구 경쟁을 한다면 이명기가 큰 경기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실전 복귀 날짜는 지금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마음 같아선 한 달 뒤에는 뛰고 싶다”며 “시즌이 끝나기 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준비를 잘하겠다. 선수들과 가을야구를 같이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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