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 번호 알려줄게”…11억원 가로챈 일당 검거

홍승주 기자 2023. 7. 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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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도림동에 있는 남동경찰서 전경. 남동서 제공

 

경찰이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에 가입하면 1등 번호를 알려주겠다고 회원들을 속여 11억원을 가로챈 일당을 붙잡았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 운영자 30대 A씨를 구속하고 직원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 200여명으로부터 1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비스 이용을 유도해 가입비를 받아냈고, 미당첨 시 환불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으로 산출한 값이라며 복권 번호 6개를 여러개 조합해 회원들에게 제공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7만7천원부터 많게는 1천200만원을 내고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높은 등수의 당첨은 하지 못했다. A씨 등은 3~4단계로 분류한 등급제를 만들고 등급을 올릴 경우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추가 비용을 받아내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첨단 분석기로 예측 번호를 추출한다고 홍보했으나 해당 기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번호 제공에 활용한 내부 프로그램은 근거 없이 무작위로 번호를 만드는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입자들을 속여 허위 예측 번호를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인천에 있는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PC와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고, 범죄 수익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가 상하 체계를 갖춘 후 조직적으로 범행했다고 판단해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했으며 다른 간부급 직원들도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다른 직원들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피의자와 피해자, 피해 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온라인 단체 대화방을 만든 뒤 단체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알려졌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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