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저하 35% 늦췄다"…치매 정복 '청신호' 켠 美 새 치료제

윤세미 기자 2023. 7. 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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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도나네맙(Donanmab)'이 임상시험에서 치매 진행을 상당 수준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11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발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임상 3상 결과와 비슷한 것이다.

미국의 알츠하이머치료제발견재단의 워드 필릿 수석 연구원은 레켐비보다 도나네맙의 투약 횟수가 적은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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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 '도나네맙' 임상 3상…초기 환자에 효과, 뇌 부종 등 일부 부작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도나네맙(Donanmab)'이 임상시험에서 치매 진행을 상당 수준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허가가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에서 도나네맙의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3상 시험에는 총 1736명이 참가했고 평균 연령은 73세였다. 시험 참가자 중 절반엔 도나네맙을, 한쪽은 가짜 약을 투여해 효과를 확인했다. 18개월 동안 4주에 한 번씩 정맥 주사를 놓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의 인지력 저하를 35% 늦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초기 단계 환자에게서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11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발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임상 3상 결과와 비슷한 것이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를 약 27%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켐비는 이달 6일 미국 FDA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아 사용에 들어갔는데, 가격이 연간 2만6500달러(약 3500만원)로 책정돼 고가 논란이 일었다.

일라이릴리는 FDA에 도나네맙 승인을 신청했다면서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외 다른 나라에서도 승인 검토가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성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영국 알츠하이머협회의 리처드 오클리 연구 책임자는 "지난 8개월 동안 무려 두 가지 약이나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체됐던 치매 치료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레켐비와 도나네맙 모두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 레켐비는 아밀로이드가 응집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도나네맙은 이미 굳어져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두 약물 모두 소수의 환자에서 뇌의 부종과 미세출혈이라는 부작용이 발견됐다.

도나네맙이 레켐비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나네맙 3상 시험에서 일부 환자는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완전히 제거돼 투약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알츠하이머치료제발견재단의 워드 필릿 수석 연구원은 레켐비보다 도나네맙의 투약 횟수가 적은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도나네맙은 한 달에 한번 투약하지만 레켐비는 2주에 한 번 투약해야 한다.

한편 지금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아두헬름, 레켐비 두 개다. 아두헬름은 2년 전 허가를 받았지만 낮은 효능과 높은 부작용으로 보험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장됐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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