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주인은 누구?…M&A 소송 끝까지 간다

김대연 2023. 7. 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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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17일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한 지나
3년째 남양-한앤코 경영권 분쟁 중
쌍방대리 쟁점 등 심리 진행될 전망
1·2심 및 여타 재판은 한앤코 승소
남양유업 감사 소송 2건 제기 주목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남양유업(003920) 주인 자리를 놓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홍원식 남양유업 일가의 불꽃 튀는 법적 공방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대법원이 지난 17일까지 상고를 기각했다면 사건이 빠르게 종결될 수 있었지만, 한 기업의 주인이 뒤바뀌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본격 심리에 나서겠다는 판단이 나왔다. 1심과 2심에서는 재판부가 한앤코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2년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 끝에 남양유업의 주인이 과연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앞 모습. (사진=뉴스1)
끝나지 않는 M&A 공방의 승자는?

18일 투자은행(IB)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남양유업 주식양도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기간 도과’를 고지했다. 심리불속행 도과는 대법원이 상고이유서 등을 검토한 결과 상고를 기각하지 않고 진행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에 착수한다는 의미다.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상고사건 중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것은 4개월 이내에 별도의 선고기일 지정 없이 판결 이유를 기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상고 기록이 지난 3월 17일 접수되면서 4개월 후인 지난 17일 심리불속행 기한이 끝났다. 1심에 이어 2심까지 한앤코가 승소하면서 심리불속행 기각을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이제 대법관들의 정식 심리와 합의를 거쳐 남양유업의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홍 회장 일가와 한앤코의 법적 공방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측은 지난 2021년 5월 남양유업 지분(53.08%)을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이 매각을 미뤄오다 같은 해 9월 한앤코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한앤코가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일가를 상대로 계약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얽히고설킨 법적 싸움이 시작됐다.

그동안 양측은 쌍방대리·별도 합의서·가족 예우·백미당 분사 등 쟁점에 대해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특히 홍 회장 측은 SPA 체결 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남양유업과 한앤코를 모두 대리한 점이 문제가 된다며, 해당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홍 회장 일가가 한앤코에 계약대로 주식 이전 전자 등록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주식양도소송 상고심 진행 상황. (자료=대법원)
잇따른 다수 소송전에도 관심 집중

대법원은 지난 5월 13일부터 상고이유 등 법리 검토를 개시하면서 양측으로부터 상고심 심리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수차례 받았다. 그 와중에 남양 및 한앤코 직원이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 직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샀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현재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의혹이 본 재판의 쟁점과는 별도의 사건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지만, 차후 본안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양유업과 한앤코는 이미 수차례 법적 싸움을 이어왔다. 다만, 앞선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8월)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9월) △남양유업-대유위니아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2022년 1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 1심(2022년 9월) △위약벌 소송(2022년 12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 2심(2023년 2월) 등에서 한앤코가 완승을 거뒀다. 또한 한앤코는 남양유업에 경영권 이양 및 정상화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추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도 홍 회장과 남양유업 이사들을 상대로 보수한도 결의에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보수와 퇴직금 지급 중단 청구 등에 나섰다. 홍 회장 등이 받는 고액의 보수와 향후 받게 될 퇴직금을 조정하고,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위법 소지가 있는 이사들의 보수 수령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한편, 상고 당시 남양유업 측은 “이 사건 계약에 있어 원고 측의 합의 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효력과 쌍방대리 및 배임적 대리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리에 관한 다툼이 충분히 심리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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