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이력' 이상민, 결국 AG 대표팀 명단 제외, KFA의 미숙한 행정→피해는 선수단으로

박찬준 2023. 7. 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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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음주운전 이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민(23·성남)이 결국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이상민을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전했다. KFA는 대한체육회에 이상민 대체 선수 발탁 가능성에 대한 질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게임은 부상, 의학적 소견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최종 엔트리 변경이 불가능하다. 이번 건은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만큼, 엔트리 변경이 가능한지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이상민은 지난 14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박진섭(전북 현대) 설영우(울산 현대) 이한범(FC서울) 등과 함께 수비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가 가능한 이상민은 '넘버4 센터백'으로 선발됐다. 하지만 곧바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상민은 2020년 5월 음주운전 사실이 경찰에 적발이 됐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긴채 3경기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는 이상민의 늦은 보고로 음주운전 발생 약 한 달 뒤에에 사태를 파악했고, 이후 이상민에게 15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4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문제는 이같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는 점이다. KFA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을 살펴보면 음주운전 등과 관련한 행위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2의 처벌을 받은 자로서 '500만 원 이상 벌금형 선고 후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혹은 '500만 원 미만 벌금형 선고 후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FA는 18일 최종적으로 이상민의 결격 사유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KFA는 이상민의 불법행위는 2020년 5월 나왔지만, 벌금형이 선고된 2020년 8월을 기준으로,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민은 8월5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규정상 이상민은 2023년 8월4일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지만, KFA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상민 논란은 KFA의 시스템 부재가 낳은 안타까운 비극이다. 선수 선발에 집중해야 할 감독이 KFA 규정을 인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격 사유가 있는 선수가 있다면 이를 파악하고, 감독과 코치진에 고지해야 하는 것은 KFA의 몫이다. 하지만 이미 시스템이 고장난 KFA는 이상민의 선발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이상민은 2021년 10월, 2022년 U-23 아시안컵 예선을 시작으로 여러차례 황선홍호에 이름을 올렸다. KFA는 결격 선수로 여러차례 경기를 펼치는 우를 범했다. 최악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행정 시스템이 붕괴됐다.

KFA도 인정했다. KFA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이상민이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고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됐다.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KFA의 미숙한 행정이 만든 불똥은 결국 선수단에 돌아갈 수 밖에 없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KFA의 미숙한 일처리로 대회 시작도 전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며 팀 분위기를 망쳤다. 최악의 경우 엔트리 한장을 날릴 수도 있게 됐다. 아시안게임은 짧은 텀에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만큼, 선수 한명, 한명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황 감독이 멀티 플레이어를 집중, 선발한 이유기도 하다. 황선홍호는 최악의 분위기 속 아시안게임 준비에 나서게 됐다.

KFA는 지난 행정상의 미숙함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FA는 '대표팀 명단 확정 전 징계 이력을 확인하거나, 해외 국가의 사례를 참조하여 "서약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프로축구연맹에서 표준계약서 제공 시 문제 경력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황 감독 역시 "감독,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라는 뜻을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대한축구협회 입장문 전문

대한축구협회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서 이상민 선수(성남FC)를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4일 명단발표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과정에서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향후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협회는 지난 2021년 9월 U-22 대표팀에 해당 선수를 처음 선발한 이후 앞서 총 세 차례 U-23 및 U-24 대표팀에 선발한 상황이 있습니다.

해당 선수는 지난 2020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그해 8월 5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의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협회의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에 따르면 '음주운전 등과 관련한 행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그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규정상 이 선수는 2023년 8월 4일까지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습니다.

해당 선수의 경우 2020년부터 지금까지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고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었는데,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협회는 지난 행정상의 미숙함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대표팀 명단 확정 전 징계 이력을 확인하거나, 해외 국가의 사례를 참조하여 "서약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프로축구연맹에서 표준계약서 제공 시 문제 경력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황선홍 감독 역시 "감독,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선수 선발과 운영 관련 사항을 더 세밀하게 신경쓰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이번에 규정에 맞지 않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이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명단(21명·18일 현재)

▶GK=이광연(강원) 민성준(인천) 김정훈(전북)

▶DF=설영욱(울산)*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독일) 이재익(이랜드) 이한범(서울) 박진섭(전북)* 황재원(대구) 최준(부산) - 이상민(성남) 제외

▶MF=정호연(광주) 홍현석(KAA헨트·벨기에)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정우영(슈투트가르트·독일) 고영준(포항) 이강인(파리생제르맹·프랑스)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FW=박재용(안양) 안재준(부천)

*표시는 와일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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