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어야 내 치아가 건강할까?[지정현의 치아 건강이 100세 건강]

기자 2023. 7. 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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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이 있습니다. 구강건강에도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이 있습니다.

치과의 대표 질환인 충치의 원인균인 뮤탄스균은 단당류, 즉 설탕을 먹고 삽니다. 그렇다면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 충치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좋아하는 단 음식들은 충치의 친구입니다. 캐러멜, 젤리, 사탕, 초콜릿 등이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당 함량도 문제지만 얼마나 오래 입안에 머무느냐가 충치를 일으키는 정도를 좌우합니다. 끈적끈적하게 치아에 달라붙어서 칫솔질로도 잘 제거되지 않는 음식들은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충치를 잘 생기게 합니다. 끈적이는 음식의 대표 주자는 젤리와 캐러멜입니다. 쫀득쫀득 맛있는 만큼 치아에도 오래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천연이라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말린 과일도 당도가 높고 끈적여서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긴 음식이라 충치를 유발하는 음식입니다. 고구마 말랭이는 먹고 나서 손으로 떼어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끈적거립니다. 찰떡이나 피자·빵 등의 음식도 끈적이고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긴 음식입니다. 단당류가 아닌 음식도 입안에서 오래 머물러 있으면서 침의 아밀라아제에 의해 단당류로 분해되고 뮤탄스균의 먹이가 됩니다.

또한 치아에 좋지 않은 대표적인 음식이 탄산음료입니다. 예전에 콜라나 사이다에 발치한 치아를 담가 놓고 치아가 녹는 것을 보면서 ‘탄산음료가 이렇게 치아에 안 좋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탄산음료가 치아를 녹이는 것은 탄산수의 pH 농도가 3~5 정도로 약산성이기 때문입니다. 약산성인 음료로 치아표면이 약해진 상태에서 뮤탄스균이 그 안의 설탕을 원료로 산성물질을 만들어 내면 충치가 더 쉽게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일주스는 괜찮을까요? 과일주스도 산성이고 당분이 많아서 충치를 유발합니다. 이온음료 역시 산도가 높아서 치아를 녹입니다. 설탕이 안 들어간 제로음료는 설탕이라는 위험인자가 빠지지만 산성이라 치아를 약하게 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와인 등의 과실주 역시 산도가 높습니다. 다만 와인을 마실 때 칼슘함량이 높은 음식과 먹으면 중화가 돼서 조금은 낫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든 음식이 안 좋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건강에 좋은 음식입니다. 치아건강에도 좋습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어금니로 잘 씹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씹다 보면 자정작용이 일어납니다. 치아에 달라붙어 있던 치태 등의 치면세균막이 떨어져 나옵니다. 그래서 잘 씹는 치아들은 비교적 깨끗한 데 반해 씹는 기능을 못 하는 치아들은 치면세균막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과일이 당도와 산도가 높긴 하지만 주스로 먹는 것보다는 씹어서 섬유질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나 생선도 전신 건강에 좋은 정도의 양을 먹는다면 당연히 구강건강에도 좋습니다.

그렇다고 무엇이나 잘 씹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사탕을 잘 씹어 먹다가는 치아가 깨져서 낭패를 봅니다. 젊을 때 얼음을 즐겨 씹어 먹다가 나이 들어서 고생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너무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는 조심조심 오래 살살 씹는 게 자기 치아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아니면 너무 딱딱한 음식은 피하시길 권합니다.

예전에는 3·3·3이라고 하루에 세 번, 음식을 먹자 마자 3분 이내에, 3분 동안 칫솔질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식사 직후에는 음식물의 산성에 의해서 치아가 약해져 있어서 침에 의해서 중화되는 30분 정도를 기다렸다가 칫솔질을 하는 것이 치아 손상을 줄이는 데 좋습니다. 식후에 물로 헹구어내고 쉬거나 가벼운 산책 후에 칫솔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신선한 야채와 고기와 섬유질이 많은 음식 등 건강에 좋은 음식들을 잘 씹어 먹는 것이 구강건강에도 좋습니다. 당분이 높은 가공식품은 전신 건강에도 안 좋고 치아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음식만 가려 먹고 사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너무나 많은 유혹도 있지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일부러 찾아서 즐겨 먹는 것은 절제해야겠지만 달고 끈적이는 음식과 탄산음료 등을 먹었다면 물로 헹궈내고 좀 기다렸다가 칫솔질도 열심히 해서 구강 내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지정현은 누구?

지정현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치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외래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죽전 스마트치과에서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죽전 스마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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