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경련 복귀할까..이찬희 "정경유착 고리 먼저 끊어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18일 기자들 만나 재가입 조건 등 설명
이사회 의결 뒤 요청 오면 의견 나눌 듯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삼성생명 서초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리 헌법은 제119조 1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존중할 의사가 있는지 정치권력이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스스로 확고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서 전경련 재가입 여부가 논의가 된다면 위원회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논의를 하겠습니다."

이찬희 준법위원장 "전경련, 정경유착 고리 먼저 끊어야" 신중론

'재계 맏형' 삼성그룹의 전경련 복귀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개최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준법위원장은 "전경련이 과거에 정경유착의 고리"였다면서 "삼성의 재가입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대법관이나 저처럼 대한변협회장 출신을 선임하고 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한 것은 그만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라는, 준법 경영을 철저히 하라는 그런 의지 표명"이라면서 전경련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정경유착 근절을 꼽았다.

이어 "아직까지 위원회 자체에서 의견을 교환한 적은 없다"면서 "본격적으로 요청이 오면 그때는 교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 경제 위기 상황에서 사령탑 역할"

이 준법위원장은 다음달 사면복권 1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전반적으로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사령탑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과의 정기적 만남을 묻는 질문엔 "소통하고 있다"면서 "날짜를 딱 정해서 만나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15일 윤석열 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이 회장을 비롯한 서민생계형 형사범·주요 경제인·노사관계자·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특별사면·감형·복권조치한다고 밝혔다. 복권 대상이 된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 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가 2021년 8월 가석방됐다. 형기는 지난해 7월 종료됐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다.

전경련 복귀 위해서는 '이곳' 논의 절차 필수...준법위 존재감 커지나

전경련은 지난 4일 이사회에서 총회 소집과 정관 개정 등을 의결했으며, 같은날 한국경제연구원(한경원)은 해산을 결정했다. 전경련은 다음달 말 정기총회에서 한경연 흡수 통합과 명칭 변경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전경련의 새로운 이름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3차례 회의와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거쳐 한경연 해산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전경련으로의 회원 자동 승계 안건은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 논의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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